트럼프 트레이드에 급등했던 뉴욕증시 숨고르기국내 증시도 원전·전력 등 수혜섹터 급등세 멈추고 '주춤'취임 임박할수록 옥석가리기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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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트레이드(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정책 수혜 자산에 자금이 몰리는 현상)' 장세가 주춤하고 있다. 국내 증시 역시 트럼프 수혜 섹터로 꼽히는 원전·금융·조선·방산 종목들의 상승세도 최근 소강 상태다. 증권가에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장관과 주요 직책자들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취임이 다가올수록 다시금 옥석가리기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대선 승리 이후 강세장은 예상보다 짧게 끝났다. 다우지수는 지난주 1.24% 하락 마감했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2.08%, 3.15% 내렸다. 이어진 간밤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트럼프 랠리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가운데 나온 파월의 매파적 발언은 뉴욕 증시에 찬물을 끼얹으며 대선 불확실성 제거 및 시장 친화적 정책으로 인한 이른바 '트럼프 랠리'가 힘을 잃은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 이후 국내 증시에서도 주목받았던 수혜 섹터들도 숨 고르기 양상이다.
지난 15일부터 2거래일간 두산에너빌리티(-4.00%)·우진엔텍(-3.16%) 등 원전 관련주와 LIG넥스원(-4.28%)·한화에어로스페이스(-2.72%) 등 방산주, HD현대일렉트릭(-4.74%)·일진전기(-8.18%) 등 전력주 등은 최근 급등세를 멈췄다.
트럼프 2기 정권에서 대표 수혜 업종으로는 방산산업을 꼽는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비롯한 동맹국에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있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도 고조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당선인은 원전 허가취득 절차 간소화, 원자력 규제위원회 개혁,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 확대를 공언해온 만큼 제조업 건설투자와 함께 원전, 가스, 변압기, 송전망 등 전력 설비에 대한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전문가들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정권 인수 작업이 가속화될수록 수혜업종의 옥석가리기도 정교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2기 행정부의 장관과 주요 직책자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취임이 다가올수록 수혜 및 피해 종목들의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실제 트럼프 2기 정부가 전기차(EV) 보조금을 중단하는 한편 자율주행차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테슬라는 지난 18일(현지시각) 5.62% 급등했다. 전일 국내 증시에서는 이 소식이 반영되면서 퓨런티어(24.64%), 슈어소프트테크(10.50%), 라이콤(13.64%) 등 자율주행 관련주들은 급등한 데 이어 19일 오전 10시 현재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앞서 지난 15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선 반백신주의자인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가 미국 보건사회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되면서 미국 제약·바이오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바 있다. 이 영향으로 국내 증시에서도 지난 18일 알테오젠은 6.86%, 리가켐바이오는 5.67%, 에이비엘바이오는 3.23% 내렸다.이영원 흥국증권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되고 불과 10여일이 지났지만 대선 이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변화가 시장을 흔들고 있다"며 "정권 인수 작업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산업별, 종목별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트럼프 신임 대통령의 취임 이후가 돼야 정책 리스크가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그전까지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트럼프 트레이드가 주춤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으로 기술적 반등이 나올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트럼프의 정책 불확실성이 실제로 줄어들 수 있는 시기는 내년 1월 20일(현지시각) 예정된 취임식 이후"라고 예측했다.김 연구원은 "현재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업종·종목 선별 측면에서는 트럼프 리스크를 회피할 수 있는 업종 위주의 대응을 권고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