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KB‧하나 최대주주, 우리 2대주주최근 '스튜어드십 코드' 강화 움직임새 회장 찬성, 사외이사 교체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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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 책임)' 강화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국민연금이 내달 개최 예정인 4대 금융지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영향력을 행사할지 주목된다.금융지주 입장에선 전체의 85%가 임기 만료인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을 비롯해 새 회장(신한‧우리) 선임 안건에 반대표를 던질 경우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내달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지난 23일 공시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조만간 정기 주총 일정을 공시할 것으로 보인다.국민연금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하나(8.40%)‧신한(8.22%)‧KB(7.97%)금융의 최대주주다. 우리금융은 7.86% 지분을 보유해 우리사주조합(9.48%)에 이은 2대 주주다.4대 금융지주는 내달 총 33명의 사외이사 중 28명(85%)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내달 주총에서 이들의 재선임 또는 교체 안건을 부의해야 한다.금융지주사 사외이사는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사임하지 않는 이상 최장 6년(KB금융 5년)의 임기를 꼬박 채우고 퇴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 금융당국이 이사회 등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것을 공언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임기 만료 사외이사 28명 가운데 상법 및 정관에 따라 재선임이 불가한 인원은 KB 3명(선우석호, 최명희, 정구환), 신한 1명(박안순) 등 4명에 불과하다.금융권 일각에선 재선임이 가능한 사외이사들 중 상당수가 교체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당국의 압박과 함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모 금융지주는 최근 국민연금 측과 만나 주총 관련 사전교감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사외이사 선임과 더불어 이번 주총의 관전 포인트는 신한‧우리금융 회장 선임 안건에 대한 국민연금의 표심이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우리금융은 임종룡 내정자가 주주들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두 회장 후보자의 선임 안건이 실제 주총을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임종룡 후보자가 외부에서 왔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이 반대표를 던질 명분이 적다.내부 출신인 진옥동 후보가 내정된 신한금융도 앞장서 세대교체를 단행한 점에 비춰 이전과 달리 국민연금의 찬성표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국민연금이 주주권 행사 강화 입장을 공언하고 있고,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말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스튜어드십'을 강조한 바 있다"며 "금융지주들이 새 회장 선임과 별개로 재연임이 가능한 사외이사들을 일부 교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