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건설노조 28일 총파업 예고…입주지연 우려 레미콘 중심 파업참여 독려…타설현장 공사중단 불가피화물연대파업 여파로 전국 1349개현장중 785개곳 차질
  •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경찰청 앞에서 인천경찰청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본부 조합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인천경찰청 앞에서 인천경찰청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와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간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입주지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28일 총파업을 강행할 경우 일부 현장에 한정됐던 공사중단과 이에 따른 입주지연이 전국단위로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아파트 수분양자들은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게 생겼다'며 발만 동동구르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일선 건설사들이 노조 불법행위 퇴출을 위한 공동연대를 형성한 가운데 노조도 총파업을 예고하며 맞불작전에 나섰다.

    민주노총 노조는 28일 오후 3시 서울 도심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으로 당일 각 건설현장의 작업중단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레미콘을 중심으로 파업 참여를 독려하고 있어 타설작업이 진행중인 현장은 작업중단 및 공사지연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차질이 불가피한 콘크리트 타설작업이나 중장비가 필요한 작업 외에 다른 공정을 우선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다만 강성노조의 태업과 파업이 한번으로는 그칠것 같지 않아 정부와 유관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장기화되거나 반복되면 아파트 입주지연 문제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현장 곳곳에서는 파업 등 외부요인으로 인한 입주지연이 현실화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수서역세권(3-1블록) 신혼희망타운은 최근 화물연대 파업 등의 여파로 입주시기가 올해 2월에서 6월로 연기됐다. 사업 주관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계약자들에게 지체보상급을 지급하는 한편 공기지연에 영향을 준 화물연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검토중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동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도 코로나19와 화물연대 총파업, 건설자재 수급지연 등을 이유로 입주예정일이 내년 2월에서 5월로 3개월 미뤄졌다. 시행사인 스마트송도피에프브이와 시공사 현대건설은 아파트 계약자들에게 입주지연에 따른 지체보상금을 지급하겠다고 통보했다.
  • ▲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입주지연 안내문. ⓒ힐스테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 '힐스테이트 송도 더스카이' 입주지연 안내문. ⓒ힐스테이트 홈페이지 갈무리
    건설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공사중단은 전국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국토교통부와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약 2주간 진행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해 전국 1349개 현장중 785곳의 공사가 중단되거나 공정에 차질이 생겼다.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수분양자들은 언제든 입주지연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내년 초 수도권 아파트 입주를 앞둔 윤모씨(38)는 "입주예정자 단톡방에 파업이나 공사중단 관련 뉴스 링크가 올라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입주예정일에 맞춰 전셋집을 구해놨는데 조금이라도 공사가 밀리면 그동안 살집을 다시 구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부분이 한두개가 아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번 노조파업을 계기로 지체보상금을 둘러싼 시행사·시공사와 입주예정자간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현행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주택사업자가 입주자모집 때 제시한 입주기일을 못 지키면 분양대금에 시중은행 연체금리를 적용한 지체보상금을 계약자(수분양자)에게 지급하거나 잔금에서 공제하도록 돼 있다.

    그동안 건설업계는 노조파업 등 시공사 문제 외 요인으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지체보상금 지급을 면제해달라고 정치권에 요구해왔다. 국회에서도 정부의 '건설노조와의 전쟁' 기조에 발맞춰 관련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달 초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택법 일부 개정 법률안'은 천재지변·경제상황 변동·파업 등 사업주체가 예기치 못한 사유로 준공기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 지체보상금 지급의 예외를 인정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즉 입주지연의 책임이 시공사에 없다고 판단되면 수분양자들은 보상 자체를 받을 길이 요원해지는 것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대형사들이 노조파업을 빌미로 제살길만 찾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에 대해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노조 불법행위의 상당수가 공기지연을 볼모 삼아 행해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시공사의 책임 부담을 덜어줘야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며 "다만 피해가 수분양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손해배상 책임을 노조에게 지우는 등의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