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인사·조직개편 올스톱, 경영 공백 이어져1년 10개월만에 주가 3만원 턱걸이... 시총 2조 증발31일 주총 이후 관건... 하락 지속시 개입 가능성 높아져
  • KT의 경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치고 있다. 3만원 밑으로 추락한 KT 주가를 노린 행동주의 펀드 개입의 가능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21일 KT에 따르면 KT 차기 대표이사(CEO) 자리를 둘러싼 논란이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세 차례에 걸쳐 차기 CEO 경선을 진행하면서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가 올스톱된 상황이다.

    오는 31일 주주총회에서 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윤경림 후보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정치권의 반발 속에 휩싸이면서 표대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불확실한 상황이 이어지면서 조직 내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다. 경쟁사인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의 경우 각사별 사업 키워드를 뽑고 조직을 재정비한 상황이다.

    이를 방증하듯 KT 주가도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 20일 기준 KT 주가는 3만 250원으로 지난해 8월 23일 최고가(3만 9300원) 대비 9100원 가량 빠졌다. 지난 17일에는 2만 9650원으로 1년 10개월만에 3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0조원을 넘겼던 시가총액 역시 7조 8986억원으로 2조원 넘게 증발했다.

    업계에서는 KT 주가 하락이 계속될 경우 행동주의(activist) 펀드의 새로운 '먹잇감'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앞서 싱가포르를 기반으로 한 A 행동주의 펀드는 KT 주식 매입을 검토했다가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구 대표 재임 기간 중에 KT 주가가 상승했다는 점에서 개혁을 외칠 명분이 부족해 매입을 보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주총 이후에도 경영 불확실성에 따른 주가 하락이 이어진다면 행동주의 펀드가 나설 기회는 다분하다는 해석이다.

    실제 소액주주들은 윤 후보 선임에 대한 찬성표를 독려하고 나선 상태다.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의 경우 현재 가입자 수가 1300명을 웃돌고 있으며, 주식수가 340만주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양대 의결권 자문사들이 KT 사측의 의견을 옹호한 점도 변수로 남아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각각 보고서를 통해 윤 후보를 "회사의 사업 전략을 선도할 자격이 있다"고 평가하며 선임 건에 대해 찬성을 권고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행동주의 펀드의 주주환원 정책 강화 정책 이면에는 수익을 남기는 것에 있다"며 "길어지는 경영 공백에 주가 하락이 심화될 경우 이들이 주주제안을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