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22년말 비율 공시보통주자본비율 12.99% →12.57% 환율 널뛰기에 위험가중자산 증가
  •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해 소액생계비대출 상담을 살펴보고 있다ⓒ금융위원회
    ▲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에 방문해 소액생계비대출 상담을 살펴보고 있다ⓒ금융위원회
    지난해 국내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본비율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유럽발 유동성 위기감이 번지면서 은행들이 코코본드(신종자본증권)을 조기 상환하는 등 자본비율을 줄이면서 건전성이 우려되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난해 12월말 BIS 보통주자본비율은 12.57%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0.31%p 상승했지만, 전년말보다는 0.42%p 하락했다. 금리가 급격히 인상되는 상황에서 환율 널뛰기 현상이 반복되면서 위험가중자산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본자본비율은 13.88%, 총자본비율과 단순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5.25%, 6.18%로 나타났다.

    BIS 자본비율은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 비율로 은행의 재무구조 건전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국제 규제비율은 보통주자본 7.0%, 기본자본 8.5%, 총자본 10.5% 이상을 유지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모든 국내은행이 규제비율을 상회하고 있다고 금감원은 평가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올해까지 바젤Ⅰ 적용으로 완충자본 및 단순기본자본비율 규제 미적용 대상이다.

    은행별로 보면 카카오뱅크가 36.04%로 보통주자본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어 시티은행(19.83%), SC제일은행(13.85%), KB국민(13.24%), 하나은행(13.16%) 순이었다.

    당국은 건전성 지표가 양호하다는 판단이지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대내외 경제여건도 악화되고 있는 만큼 부실확대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최근 은행들은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가 촉발한 코코본드 우려감이 커지자 조기상환에 서두르고 있다. CS가 매각되는 과정에서 22조원 가량의 코코본드가 전량상각되는 것을 지켜봤기 때문이다. 국내 사정을 고려할 때 상각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만큼 선제적 상환에 나서고 있다.

    신한금융은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1350억원 규모의 콜옵션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5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을 실시한다. 하나금융은 지난달 2400억원을 콜옵션을 통해 상환했다. 오는 10월에는 하나은행(1800억원), 11월에는 하나금융(296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지닌 신종자본증권은 채권이지만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때문에 콜옵션을 통해 조기상환한 뒤 또다른 신종자본증권으로 차환하는 방식을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이번에 은행들은 조기상환 후 차환은 하지 않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처음 발행한 5년 전과 비교하면 금리가 너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본으로 평가되는 신종자본증권이 상환되면 은행 자본 건전성은 악화된다. 아직 자본건전성 지표는 양호하다지만 차환이 미뤄질수록 불확실성은 커질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은행들은 대출을 줄이는 식으로 소비자 피해로 전이될 우려도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 자본건전성이 떨어지면 유동성이 줄어 실물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