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코코본드 발행 3.4조, 전년 대비 0.9조 감소하반기 콜옵션 도래 3.3조, 이달만 9300억 만기달러 약세 겹쳐… 건전성 딜레마
  • ▲ 경쟁사 UBS에 매각된 크레디트스위스ⓒ연합뉴스
    ▲ 경쟁사 UBS에 매각된 크레디트스위스ⓒ연합뉴스
    은행 자금조달 수단 중 하나인 신종자본증권(코코본드) 시장 냉각기가 길어지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 매각 과정에서 코코본드가 대거 상각되는 사태의 여파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은행 계열을 거느린 금융지주가 콜옵션(조기상환)을 맞이하는 신종자본증권은 원화 2조6000억원, 외화 5억달러 등 3조3000억원 규모다. 이달에만 9300억원이 몰려있다.

    코코본드는 채권이지만 자본으로 인정돼 회계상 부채로 인식되지 않는다. 때문에 은행들이 재무 건전성을 지키면서도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각광 받아왔다. 변제순위가 주식보다 밀리는 만큼 금리도 높아 투자자들도 선호하는 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지난 3월 CS은행이 UBS로 인수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인수과정에서 코코본드가 대거 상각됐기 때문이다. 투자금이 종이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시장은 얼어붙었고, 불안감은 아직 가시지 않은 상태다.

    코코본드 만기 도래로 추가 발행을 고민해야 하는 금융지주들은 신중한 모습이다. 실제로 상반기 발행된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3조4260억원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9080억원 감소했다. 모자란 자금은 선순위채를 발행해 채워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부채가 늘어나 자본건전성이 낮아진다.

    최근 코코본드 시장은 원화보다 달러화 조달에 체증이 심한 편이다. 달러 약세 탓이다. 주요 6개국 통화와 달러 가치를 비교하는 달러 인덱스는 6월 말 기준 103.34로 5월 말 104.17보다 0.8% 하락했다. 지난달 초 1330원선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도 1200원대로 떨어진 상태다.

    당장 다음달에는 신한금융의 5억달러 규모의 코코본드 만기가 돌아온다. 작지 않은 규모인 만큼 전액 달러로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CS 사태 이후 금융지주들이 코코본드 발행에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분위기"라며 "선순위 달러채로 일정부분 막을 수 있겠지만, BIS 비율 하락 등 건전성 문제도 고려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