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공사비 1.1조중 1630억원만 적정성검증9700억원 다시협상…부동산원 "업무영역 밖"
-
서울 최대 재건축사업으로 손꼽히는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 포레온)' 시공사업단(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이 조합측에 통보한 추가공사비 1조1400억원에 대해 한국부동산원이 일부만 검증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조합과 시공단은 애초 부동산원 검증결과를 수용키로 합의했지만 검증가능 금액이 낮아 9800억원 증액분에 대해선 양측이 다시 대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근 일반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치는 등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하던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이 또다시 절체절명 불확실성에 직면하게 됐다는 평가다.31일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최근 둔촌주공 재건축조합에 추가공사비 1조1385억원 가운데 14%수준인 1630억원에 대해서만 적정성검증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회신했다.이에 따라 부동산원이 검증하지 않는 9700억원가량에 대해 다시 조합과 시공단이 협상을 벌여야 하게 됐다. 둔촌주공 조합원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분담금은 공사비증액으로 인해 1인당 1억8000만원에 달한다.부동산원은 공사비 증가내역중 △분양지연에 따른 금융비용손실 3644억원 △원자재 가격상승금액 3617억원 △공사기간연장에 따른 손실 1125억원 △공사중단·재개준비에 따른 손실 456억원 △공사중단기간 발생한 손실 396억원 등에 대해 검증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들 항목은 검증이 불가하다는 게 부동산원 측 설명이다. 즉 공사비 증액자체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부동산원 관계자는 "검증이 불가하다고 밝힌 항목은 부동산원 업무영역범위가 아니기 때문에 상호합의에 따라 결정하거나 조정, 중재, 소송 등 사법판단에 의해 결정될 부분"이라며 "검증항목에 대해선 조합에 추가자료를 요청했고 검증을 시작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부동산원이 밝힌 공사비 검증업무 내용은 △건축(가설·골조·습식·방수·수장) △토목(터파기·흙막이·잔토처리) △기계(냉·난방·위생기구·기계 소방) △전기(전등·전열·통신·전기소방) △조경(식재·시설물·포장·조형물) △간접공사비(안전관리비·퇴직 공제부금·각종 보험료·수수료) 등이다.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시공단은 2020년 원자재 가격상승 등을 이유로 공사비 6000억원 증액문제를 놓고 조합과 대립하다가 지난해 4월부터 6개월간 공사가 중단되는 사태를 맞았다.이후 조합은 입주지연, 이자비용 급증 등을 우려해 공사재개를 위해 결국 증액에 동의했다. 양측은 서울시 중재에 따라 부동산원 공사비 검증결과를 그대로 수용키로 최종합의하면서 같은해 10월 공사가 재개됐다. 현재 일반분양이 완료된 상태다.시공단은 지난해 9월 조합에 공사중단에 따른 손실보상금액 등 1조1385억원을 더해 총공사비 4조3678억원을 청구했다. 조합은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부동산원에 공사비 검증을 요구했다.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5분의 1이상이 요청하거나 공사비증액 비율이 10%이상이면 조합은 관련기관에 공사비 검증을 요청할 수 있다.공사비 검증 최종결과는 다음달쯤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공단이 청구한 공사비중 검증대상 비율이 낮은 만큼 결과 역시 의미가 없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부동산원 검증결과는 권고사항으로 이를 건설업체가 수용할 의무는 없다.업계 한 관계자는 "자잿값인상, 추가분담금 등이 직접 연관된 만큼 양측의 최종협상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확실시된다"며 "최근 소형면적 계약까지 모두 마무리하며 완판에 성공했지만 막판에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우려했다.올림픽파크 포레온은 85개동 총 1만2032가구 규모로 서울 최대 재건축 아파트단지다. 2025년 1월 입주가 예상된다. 고금리여파로 분양경기가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도 일반분양 4786가구가 모두 계약완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