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공공요금, 연준 등 불확실성 많아""금통위원 5명은 추가인상 가능성 열어두자"
  • ▲ ⓒ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11일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한은. 이창용 한은 총재가 11일 금통위 기준금리 결정 후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올 하반기가 끝나기 전까지는 금리 인하와 관련된 논의는 안 하는 게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올 상반기 물가 경로에 대해서는 저희가 어느 정도 확신이 있지만 하반기의 경우 불확실성이 많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연말 예상 물가 수준을 3% 초반 수준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물가가 그 이하로 충분히 떨어져서 중장기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인하 언급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석유감산 조치에 따라 유가 인상 우려가 있고, 공공요금 인상 요인도 있는 데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 변수도 있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를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견해다.

    이 총재는 금융시장에서 금리인하 기대감이 높은 부분과 관련, "시장의 기대가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금통위원들이 많이 계신다"고 소개했다. 이 총재를 뺀 6명의 금통위원 가운데 5명의 위원이 이번 금리 인상기의 최종금리 수준을 3.75%로 여전히 보고 있다는 것. 올 하반기까지 한 번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금통위의 분위기라고 이 총재는 전했다.

    그는 "해외 상황이나 기타 상황이 변화해서 물가 경로가 우리 예상에서 벗어날 경우 다시 인상할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두자는 위원님이 다섯 분 이상"이라며 "그런데 시장에서는 마치 금년 내에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시장의 기대와 금통위의 인식에 미스매치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런 미스매치의 원인에 대해서는 "최근 선진국, 특히 미국에서 (금리인하) 기대가 형성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금통위원들께서는 그러한 기대가 좀 과도한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한은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3.50%)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10회 금리를 인상했다가 지난 2월에 이어 이 달에도 동결을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