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기준금리 하회정기예금금리 0.1~0.2%p 하락대출금리 인하 속도보다 빨라예대금리차 0.675 →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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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멈췄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시중금리가 재차 하락하고 있다. 다만, 대출금리 하락세보다 예금금리 인하폭이 커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주요 시중은행의 정기예금금리(만기 12개월 기준)는 연 3.37~3.5%로 나타났다. 지난달 취급된 평균금리는 연 3.56~3.66%로 한달새 상단이 0.16%p 하락했다.

    이달 초만 해도 연 3.5% 이자를 주던 국민은행의 KB스타 정기예금금리는 3.46%로 떨어졌고,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도 3.4%에서 3.37%로 하락했다. 인터넷넷뱅킹 토스뱅크도 이날부터 5000만원 이하 예금에 지급하던 연 2.2% 금리는 2.0%로 낮췄다.

    시중금리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3.5%)보다 낮은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하반기 경기침체의 골이 깊을 것이라는 비관론에 통화당국이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한 지난 11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3.46%로 기준금리 밑으로 떨어지더니 12일에는 3.43%까지 내려앉았다"며 "기준금리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CD금리까지 변동폭이 커졌다는 것은 시장이 하반기 금리인하를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조달금리가 낮아짐에 따라 대출금리도 하락했지만, 예금금리 인하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64~5.25% 수준으로 지난달 말 대비 0.05%p 내리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0.1~0.2%p 인하된 정기예금금리와 대비된다.

    실제로 주요 시중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을 포함한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월 정책금융제외 가계예대금리차는 1.356%p로 1월(1.178%p)보다 커졌다. 예대차는 작년 말 0.675%에서 올해 들어 2배 가까이 늘어난 이후 매달 벌어지는 추세다.

    이같은 현상은 상생금융을 앞세운 정부당국의 금리인하 압박 탓이 커 보인다.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내리다 보니 조달비용 축소에 나서야 하는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더 떨어트리는 셈이다.

    실제로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 고금리에 서민 이자 부담이 심각하다"며 지적한 이후 은행들은 앞다퉈 대출금리 인하를 발표했다. 4대 시중은행이 마련한 이자지원액만 4000억원에 육박한다. 일부 은행의 경우 지표금리보다 대출금리가 낮은 역마진 상품도 등장했다.

    하지만 억지로 내린 금리에 따른 부작용도 작지 않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추경호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만난 정례회동에서 "금리를 너무 미시적으로 조정하려하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의 금리 개입이 심해질수록 고금리 고통이 더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이 원장은 "통화정책이 어떤 강도로 전파돼야 물가가 안정되는지에 대해서는 이론적으로 견해가 갈린다"면서도 "밸런스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정책을 하고 있으며 한은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