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원고패소→고법 원고승소…상고여부 불투명 시공권 박탈이슈 걸림돌…수주경쟁력 약화 우려영등포남성 재건축 5번 재도전뒤 결국 응찰포기청량리8구역 두차례 유찰뒤 '어부지리' 수의계약
  • ▲ 롯데건설. ⓒ뉴데일리DB
    ▲ 롯데건설. ⓒ뉴데일리DB
    롯데건설이 아직 주택정비사업부문서 마수걸이 수주를 하지 못한 상황에서 엎친데 덮친격 5100억대 서울 송파구 미성·크로바 시공권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2017년 일부 조합원이 제기한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에서 서울고등법원이 원심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것이다. 시공권 박탈이 현실화되면 추후 수주경쟁력에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정비사업시장에 적잖은 후폭풍이 예상된다.

    앞서 롯데건설은 2017년 10월 미성·크로바 재건축 시공사선정총회에서 GS건설을 누르고 사업권을 따냈지만 이과정에서 소속직원이 일부조합원에게 현금 및 금품을 제공한 의혹을 샀다. 

    신모씨 등 일부 조합원은 조합이 이를 방관했다며 2019년 조합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동부지법은 1심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이번 항소심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조합은 아직 상고여부를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조합원들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공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판결로 롯데건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브랜드 신뢰도 저하로 인한 수주경쟁력 약화다. 롯데건설은 2020년에도 4400억원 규모 흑석9구역 재개발 계약해지라는 악재를 겪었다. 프리미엄 브랜드 적용 등 사업조건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이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브랜드파워가 핵심인 서울권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시공권 박탈 이슈는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까지 정비사업부문서 수주실적을 내지 못한 롯데건설에 이 같은 악재는 더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부문서 4조2620억원 수주실적을 올리며 '4조클럽' 가입에 성공했다. 

    그중에서도 1분기에만 △성수1구역 재건축(공사비 1047억원) △청담신동아아파트 리모델링(630억원) △대구 반고개 재개발(1783억원) 등을 수주하며 기분 좋은 시작을 알렸다.

    4월에는 △서울 봉천1-1구역 재건축(2416억원) △서울 선사현대 리모델링(5561억원) △서울 미아3구역 재개발(2543억원) 등 3건의 정비사업 시공권을 쓸어담았다.

    반면 올해에는 수주실적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서울 영등포구 남성아파트 재건축 경우 수차례 단독입찰에 참여하며 수주의지를 내비쳤지만 최근 진행된 5번째 입찰에서 응찰을 포기했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원자잿값 상승에 따른 공사비증가로 사업재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수의계약으로 전환돼 4월중 시공사선정을 앞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 재개발사업이 가뭄에 단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올초 진행된 이사업의 첫번째 현장설명회 당시 현대건설·포스코건설·롯데건설 등 3개사가 참여했지만 입찰에는 롯데건설만 단독으로 응찰해 유찰됐다.

    3월에 진행된 두번째 현장설명회에는 포스코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하며 2파전이 기대됐지만 이번에도 롯데건설만 입찰에 참여해 자동유찰됐다.

    두차례 유찰로 입찰방식이 일반경쟁에서 수의계약으로 바뀌면서 어부지리로 사업권을 획득하게 됐다. 조합은 이달말 총회를 개최해 시공사를 최종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