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적 접근성 장점… 바이오기업 40여곳 입주에이피트바이오, 이중항체 및 ADC 주력웰마커바이오, 내년 상반기 IPO 도전
  • ▲ 웰마커바이오 연구원의 모습 ⓒ웰마커바이오
    ▲ 웰마커바이오 연구원의 모습 ⓒ웰마커바이오
    지리적 접근성으로 바이오분야 핵심인력들이 모여 클러스터가 형성된 지역이 있다. 바로 서울 송파구 문정동이다.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는 반경 1Km 내 거리에 국내 주요 바이오벤처 약 40여 곳 이상이 밀집해 있다. 이곳은 강남과 밀접하고, 경기도와의 대중교통도 편리해 인력채용이 유리다는 점에서 주요 바이오벤처의 둥지가 됐다. 

    특히 투자 유치를 위해 필요한 벤처캐피탈(VC)과의 미팅을 진행하기에도 수월한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VC기업들이 삼성동에 위치해 있는 만큼 문정동과의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이렇게 형성된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문정바이오클러스터가 웰마커바이오 진동훈 대표와 에이피트바이오 윤선주 대표이사의 적극적인 입소문을 시작으로 형성됐다는 점이다. 

    진 대표와 윤 대표를 만나 문정 바이오 클러스터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과정을 들어봤다. 
  • ▲ 에이피트바이오 윤선주 대표 ⓒ김선 기자
    ▲ 에이피트바이오 윤선주 대표 ⓒ김선 기자
    ◆ 에이피트바이오, 클러스터 기업들과 교류로 항체 신약개발 시너지 

    에이피트바이오 윤선주 대표는 판교 입주를 고민하던 중 문정바이오클러스터로 결정한데 대해 웰마커바이오 진동훈 대표의 영향이 컸다고 회상했다. 

    윤 대표는  "2018년에 창업하고 5개월 만에 이 곳에 왔는데, 2019년 5월엔 바이오벤처 중 웰마크바이오만 먼저 입주했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바이오기업의 경우 핵심인력 채용, 투자 유치 등이 중요한 요소인데 문정동은 접근성 면에서 판교보다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년 새 창업한 기업들이 많이 증가했고, 바이오기업이 모이는 자리에서 문정동에 대해 소개했더니 많은 대표들이 입주를 결정했다"며 "2020년 2월 기준 42개 정도의 바이오 기업이 입주했고, 그 중에는 제약사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벤처와 제약사들이 서로 근접해 있는 만큼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윤 대표는  "에이피트바이오는 항체 신약개발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다양한 항체를 필요로 하는 바이오벤처 및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서로 도움을 줄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추구하고자 한다"며 "상장이라는 목표를 이룬 후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성장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고 밝혔다. 

    현재 에이피바이오가 보유한 주요 항체 라이브러리 및 파이프라인은 물성 특화 Fab 합성 항체 라이브러리와 APB-A001, APB-H001, APB-A101, APB-B003 등이 있다. 

    Fab 합성 항체 라이브러리는 기능적 다양성이 높고 면역원성이 거의 없어, 치료제 형태의 항체로 변환시 발굴한 클론의 항체 특성을 그대로 유지하는 장점이 있다.  물성이 좋은 후보항체를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타겟에 특이적인 항체를 발굴할 수 있다. 

    APB-A001는 췌장암, 담도암, 난소암 등 난치성 고형암에서 주로 발현되는 단백질인 CD171(L1CAM)을 타겟으로 하는 완전 인간 단클론항체 후보물질로, 지난달 국내 임상1상을 신청했다. 

    APB-A001를 활용해 ADC 항암제 APB-H001, 이중항체 항암제 APB-B003도 개발 중이다.  

    APB-H001는 APB-A001에 링커와 페이로드를 결합시킨 ADC 항암제로 다수의 기관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임상시험에서 로슈의 항암제 '케싸일라' 대비 암세포 살상효과가 100배 이상 우수한 것을 확인했다. 

    APB-B003는 APB-A001에 CD3 항체를 결합시킨 T세포 인게이저 이중항체 항암제로 CD3에 의한 효능은 극대화하면서도 부작용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구축한 3가지 이중항체 제작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이밖에 APB-A101은 B형간염 바이러스가 간세포에 결합할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preS1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만성 B형간염 치료용 완전 인간 단클론항체 후보물질이다.  
  • ▲ 웰마커바이오 진동훈 대표 ⓒ김선 기자
    ▲ 웰마커바이오 진동훈 대표 ⓒ김선 기자
    ◆ 웰마커바이오, 내년 IPO 도전… 바이오마커 기반 항암제 개발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항암제를 개발하는 웰마커바이오는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진동훈 교수가 이끌고 있다. 

    진 대표는 "서울아산병원에서 스핀오프한 웰마커바이오는 병원과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야 하는데, 문정동은 서울아산병원과 가까우면서 삼성서울병원과도 근접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 위치하다 보니 동물실험실을 보유하기가 어려운데, 웰마커바이오가 입주할 때까지만 해도 동물실험실을 구축할 수 있었다"면서도 "웰마커바이오 이후로 다른 기업들이 동물실험실에 대한 승인을 받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IPO(기업공개)에 도전할 계획이다. 핵심 기술인 치료반응 예측 바이오마커 기반의 신약개발을 이룰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웰마커바이오는 지난 2021년 8월에 약 140억 원 규모의 시리즈 C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전략적 투자자(SI)로는 싸이토젠과, 재무적 투자자(FI)는 마젤란기술투자, 리드컴파스인베스트먼트, 티앤씨자산운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지투지프라이빗에쿼티, 서울투자파트너스, 엘로힘파트너스, 에스앤에스인베스트먼트 등이 참여했다.

    최근에는 비소세포폐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WM-A1-3389'에 대해 국내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 클러스터 기업들,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으로 IPO 성공까지

    문정바이오클러스터에 입주한 약 40여 곳 이상의 바이오벤처 중 IPO에 성공한 기업도 있다. 에이프릴바이오, 지아이이노베이션 등은 글로벌 제약사에 신약 후보물질을 기술이전하면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에이프릴바이오는 암질환, 자가면역질환을 타깃으로 하는 단백질(항체) 치료제 개발 전문기업으로 국내에서 유일 지속형 단백질 및 인간 항체 제작 플랫폼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한 파이프라인 중 APB-A1(갑산성 안변증 등 다수)이 글로벌 제약사 룬드벡에 기술이전을 완료했고, APB-R3(자가면역증질환 스틸병 등 다수)가 전임상을 완료했다. 

    자체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이 9개며, 공동개발하는 파이프라인은 3개를 보유한 에이프릴바이오는 지난해 7월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이중융합 단백질 기반 면역 항암제와 면역 질환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기업으로 주요 파이프라인은 융합 면역 항암제 GI-101, GI-102와 알레르기 치료제 GI-301 등이다. 유한양행과 중국 심시어에 총 2조3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도 완료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코스닥에 상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