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주주연대 24일 발송한 서면질의서에 양측 답변서 발송지난 6월말 기준 소액주주 23.25% 지분 보유대주주연합 48.13%, 형제 29.07%씩 확보소액주주 지지 여하에 정관변경 통과 여부 가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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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에 소액주주의 표심이 누구를 향할지 주목된다.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가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주주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과 형제(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의 소액주주 포섭 경쟁이 뜨거워질 전망이다.3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9일 대주주연합과 형제는 소액주주연대의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서를 보냈다.소액주주연대는 지난 24일 온라인 주주연대 플랫폼 액트를 통해 대주주연합과 형제에 내용증명 방식으로 질의서를 전달한 바 있다.답변서 내용 중 양측이 첨예하게 맞서는 부분을 정리해 봤다.◆신동국 회장은 R&D 자금 긴축을 요구했나한미사이언스는 지난 9월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신동국 회장이 한미약품의 핵심역량인 R&D에 대해 '너무 많이 쓴다'고 지적하자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가 '추가 R&D 투자는 필요없다'고 화답했다"고 언급했다.신 회장은 이와 관련해 사실무근이라며 "나와 박 대표의 명예를 훼손하는 심각한 위법으로 이런 주장을 하려면 증거를 가져와야 한다"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절친했던 고향 선배였던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임성기 회장의 '신약개발은 내 목숨과도 같다'는 철학을 지금보다 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반면 형제는 "지난 9월 추가적인 R&D 투자는 불필요하다는 당사자간 대화가 있었다"면서 " 제약산업의 특수성과 신약 개발의 가치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제조업 관점에서 R&D 투자를 절감 가능한 비용으로만 본다면 단기적으로 재정적 이익을 얻을 수 있겠지만 장기적인 성장을 저해하고 혁신의 동력뿐만 아니라 기업가치도 크게 훼손할 수 있는 위험한 판단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사업사 한미약품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나최근 언론보도를 통해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IT시스템을 통제해 업무 수행의 마비를 초래했고 직원의 급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박재현 대표의 결재시스템을 막았다는 의혹도 불거졌다.신동국 회장은 이와 관련해 "한미약품 개인 최대주주로서 한미약품 주주가치를 지주사가 훼손하고 있다는 점이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형사처벌까지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반면 형제는 한미사이언스의 정체성을 '사업 지주사로서 직접 어떠한 사업활동을 함과 동시에 다른 회사(한미약품 등 주요 계열사)를 지배하기 위하여 주식을 소유하는 회사'라고 정의했다.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최대주주 및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로서 한미약품뿐만 아니라 다른 계열사들과 그룹 전체의 방향성을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그러면서 형제는 한미약품의 직원 급여 미지급 및 전산 차단, 업무마비 등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형제는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인사, 총무, 관재, 법무, 회계, 전산, CSR 디자인등 업 무 상당 부분을 담당하며 적법하게 수행하고 있는데 이 같은 업무 프로세스는 송영숙 회장이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있을 때에도 똑같았다"면서 "아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 갑자기 언론을 통해 문제를 삼아 당혹스럽다. 향후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 관계를 재정립하면서 이러한 논란은 수습될 것이다"고 설명했다.◆전문경영 체제 vs 책임경영 체제신동국 회장은 회사의 비전을 묻는 소액주주의 질문에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을 선결요건으로 제시했다.신 회장은 "분쟁이 1년이나 지속되고 있는데 빨리 이 상황을 안정시키고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면서 "지배구조가 재편되는 과도기 상황에서 대주주연합은 이사회에서 한미를 지원하고 전문경영인이 한미를 이끄는 구조를 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한미약품그룹 대주주로서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하고 전문경영인과 직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해 위법적 경영활동을 막고 한미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목소리를 적극 내겠다"고 덧붙였다.형제는 사업사인 한미약품에 대해서는 전문경영인 선임을 찬성하면서도 한미사이언스에 대해서는 직접 경영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임종훈 대표는 '책임경영 및 글로벌 핵심 인재 영입'을 키워드로 꼽으며 "책임경영을 통해 각 계열사 전문경영인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경영 의사결정을 내리고 있다"면서 "빠른 시일 내 경영권을 정상화하고 한미약품 이사회를 개편해 특정 대주주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지 않으면서도 기업가치 향상을 도모할 수 있는 중립적인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겠다"고 답했다.◆형제의 상속세 해결은 어떻게?2020년 8월 창업자인 고 임성기 회장이 별세한 이후 오너일가에 약 5400억원의 상속세가 남겨졌는데 절반가량이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신동국 회장은 지난 7월 모녀의 주식 164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모녀의 상속세 부담을 덜게 해 줬다.반면 형제는 보유 중인 한미사이언스 주식 대부분을 주식담보대출로 활용하고 있어 주식 매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신 회장은 모녀의 주식 매각을 '한미 지키기 위한 선택'으로 바라봤다.그는 "회사가 통째로 매각될 수 있는 제3의 투자처를 찾기보다 임성기 회장과 의형제를 맺고 오랜기간 한미의 대주주로서 백기사 역할을 해 온 나와 함께 한미를 지키는 선택을 했다"고 평가했다.그러면서 형제의 외부투자 유치를 놓고 부채 탕감을 위한 목적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지적했다.신 회장은 "자신들의 부채를 탕감하기 위해 한미 자산이나 경영권을 활용하는 것은 배임 이슈로도 확대될 수 있다"면서 "대주주 3인은 형제의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이 있다면 적극 검토하겠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상의가 없었다"고 밝혔다.형제는 외부 투자자를 유치해야 오버행(과잉 물량 주식) 이슈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한미약품그룹 기업가치를 제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형제는 "대주주 일가는 7000억~8000억원에 이르는 상속세 및 주식담보대출 채무가 남았다"면서 "일부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가족 전체'의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큰 규모의 자금과 대주주의 주식을 미래 가치로 평가해서 투자할 수 있는 투자구조가 수반돼야 한다.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제약 관련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글로벌 한미로 거듭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어 "유수의 투자자들은 가족끼리 합의한다면 바로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고 신동국 회장이 함께 참여하는 것도 열려있다"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고 오너일가의 부채를 상당부분 해결하는 길로 수차례 대주주연합에 이러한 투자구조에 대한 설명을 들어줄 것을 요청했지만 답도 없고 대안도 주지 않았다"고 부연했다.◆소액주주는 어디로한미사이언스 소액주주는 대주주연합과 형제가 보낸 답변서를 바탕으로 어느 편을 지지할지 고심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소액주주는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승패를 결정지을 수 있는 캐스팅보트로 꼽히고 있다.공시에 따르면 대주주연합은 지분 48.13%, 형제는 지분 29.07%를 각각 확보해 뒀다.지분 5.53%를 보유한 국민연금공단이 그동안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을 지지해 왔듯이 이번에도 이들 모녀에 힘을 실어준다면 대주주연합의 지분은 53.66%에 이를 전망이다.형제 측은 3.06%의 지분을 보유한 친인척 4명이 지지하고 있다며 지분 32.13%를 확보했다고 주장한다.현 지분 구도로는 지분 다수의 찬성만 있으면 되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의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안건은 어렵지 않게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대주주연합으로서는 임주현 한미약품그룹 부회장도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시키기 위해서는 정관상 이사회 정원을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늘리는 게 관건이다.상법상 정관변경은 특별결의사항으로 주주총회에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주주가 출석하고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가결된다. 즉, 정관을 변경하려는 측이 반대하는 측보다 2배 이상 많은 지분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다.정관을 반드시 변경해야 하는 대주주연합과 이를 막아야 하는 형제로서는 주식 1주, 지분 0.1%로 아쉬운 상황이다.소액주주는 지난 6월말 기준 4만5628명이 발행주식의 총 23.25%를 들고 있다. 액트에는 이날 기준 1210명의 소액주주가 2.26%의 지분을 모았다.한미사이언스 임시주주총회는 오는 11월28일 서울교통회관에서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