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보증 6년연속 증가…작년 3조2309억원분양무산·조합시비·공사중단 등 곳곳 '잡음' 재무건전성 양호한 편…순이익 9년만 감소 수주잔고 2.2조…수익성회복 쉽지않을 전망
  • ▲ 서울 서초구 소재 서희타워. ⓒ서희건설
    ▲ 서울 서초구 소재 서희타워. ⓒ서희건설
    서희건설 지역주택사업 관련 리스크 잠재력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주택사업 관련 지급보증 규모는 연매출 2배를 훨씬 웃도는 3조원대로 최근 10년새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현재까진 완충할 재무여력이 충분하지만 수익성 저하로 인해 건전성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 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다. 여기에 수주잔고마저 줄어들고 있어 수익성 회복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7일 사업보고서 분석결과 지난해 서희건설이 타인을 위해 지급보증을 제공한 규모는 모두 3조2309억원으로 전년 2조9995억원에 비해 6.81% 늘어나면서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8537억원이후 6년연속 불어나면서 최근 10년(2013~2022년)새 가장 큰 규모다.

    특히 2017년부터는 보증규모가 연매출을 웃도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2021년(2.25배)과 2022년(2.22배)은 연매출 2배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증잔액 가운데 지역주택조합 및 수분양자 등에게 보증하고 있는 금액은 97.7%인 3조1304억원으로 전년 2조5016억원에 비해 25.1% 늘어나면서 지급보증과 마찬가지로 처음 3조원대를 기록했으며 2016년이후 최대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개 건설사들은 주택을 분양받은 계약자에게 계약금과 중도금을 받아 공사비를 충당한다. 그러나 지역주택사업은 자금력이 충분하지 못해 중도금대출 보증이나 연대보증이 불가피한 구조로 해당사업을 주력하는 서희건설 입장에서는 미분양과 계약취소가 지속한다면 이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이 같은 우려는 일부 현실화되고 있다.

    당장은 분양시장 침체로 아예 사업자체가 어그러진 사례다. 지난해 7월 인천 미추홀구에서 공급한 '인천 서희스타힐스 더도화'에서 전체물량 70%이상이 미계약되면서 결국 12월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서희건설은 기존계약자에게 1.5배 위약금을 주고 분양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원자재쇼크와 인플레이션 여파로 공사비증액과 관련한 시비도 불거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희건설은 한 지역주택조합 사업장에서 조경시설물 변경안과 관련해 조합, 입주예정자협의회 등과 이견이 발생했다. 문제는 조경시설물 자재였다. 추가분담금 납부가 예정된 상황에서 시공사가 입주예정자 눈높이에 맞지 않은 자재를 제시하자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이와 관련 서희건설은 조합측에 올초 160억원대 추가공사비를 요구했고 조합원당 추가분담금은 평형별로 2000만~3000만원대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예 공사가 중단된 사업장도 있다. 서희건설이 시공사인 경북 포항시 흥해읍 남옥지구 '포항흥해 서희스타힐스 더캐슬'은 8월 지하 2층~지상 25층, 10개동 총 956가구(조합원 물량 492가구, 일반분양 물량 464가구) 규모로 조성 예정이었다.

    서희건설은 최근 조합에 공사중 발생한 설계변경과 물가인상분을 반영해 공사비 150억원을 증액할 것을 요구했고 조합은 가구당 7000만~8000만원 수준 분담금이 더해진다며 반발했다. 이에 포항시가 서희건설과 조합간 중재를 위해 몇차례 자리를 가졌지만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결국 서희건설은 지난달 6일 공사를 중단했다.  

    최근 양측과 포항시는 다시 협의를 거쳐 공사재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이 같은 리스크가 현실화할 경우 이를 완충할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말 기준 서희건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113%, 17.5%로 현재까진 재무건전성이 양호한 편이지만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어 그에 따른 재무완충력 저하가 우려된다.

    지난해 매출액은 최근 10년새 최대치인 1조4376억원을 기록했으나 매출원가 역시 그에 따라 10년새 가장 많은 1조1598억원이 유입됐다. 또 판관비(717억원)도 전년 570억원에서 25.7% 늘어나면서 2017년 723억원이후 최대치가 투입됐다.

    영업이익은 2067억원에서 2060억원으로 소폭 감소(-0.34%)하는 데 그쳤으나 영업이익률은 원가율(80.6%, +0.51%p)과 판관비율(4.99%, 0.71%p) 증가분만큼 하락(14.3%, -1.21%p)했다. 또 순이익도 1372억원에서 1001억원으로 27.0% 빠졌다. 순이익이 전년대비 감소한 것은 2013년이후 9년만이다.

    여기에 향후 성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수주잔고는 3조2703억원에서 2조2440억원으로 31.3% 줄어들었다. 2018년 2조1422억원 이후 최저치로 먹거리 감소에 따른 역성장이 불가피한 만큼 수익성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홍석준 한국신용평가 실장은 "지역주택사업의 토지대 브릿지론에 대한 채무보증이 빈번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기수주 현장 사업추진이 지연되거나 중단 등으로 우발채무가 재무적부담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현장별 진행상황, 분양률 및 입주율 등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