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3월 이어 4월 매출 역성장애플 등 주요 고객사 주문 축소설비투자 집행 연초 보다 96% 줄여삼성, 평택 신규 파운드리 증설 등 투자 계획대로 착착
  • ▲ 자료사진. ⓒ삼성전자
    ▲ 자료사진. ⓒ삼성전자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도 '반도체 한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 등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이 줄면서 2개월 연속 역성장한 것. 실적 부진으로 TSMC가 투자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의 추격 발판이 마련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4월 매출 1479억대만달러(6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14.3% 감소한 수치다.

    TSMC는 지난 3월 매출도 전년 동월 대비 15.4% 감소한 1454억800만대만달러에 그치며 2개월 연속 역성장했다.

    TSMC의 부진은 세트 시장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애플, AMD, 엔비디아, 퀄컴, 미디어텍 등의 주문 축소가 반영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TSMC의 올 1분기 가동률은 7·6나노 공정 일부를 제외하고 50% 밑으로 하락했다. 연이은 실적 둔화로 TSMC가 투자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TSMC는 지난 9일 열린 이사회에서 반도체 팹(공장) 설비 투자액을 3억6610만달러로 의결했다. 이는 지난 2월 이사회에서 의결한 설비 투자 예산보다 약 96% 급감한 규모다. 앞서 TSMC는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올해 설비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약 12% 축소한 320억~360억달러 내에서 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TSMC가 주춤하는 사이 삼성전자는 반도체 한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 투자 행보를 보이면서 추격에 고삐를 가하는 중이다.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10조7000억원을 시설투자에 집행했다. 이 중 92%가 반도체 분야에 집중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50조원에 육박하는 설비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10조~15조원 규모가 파운드리에 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연내 양산을 목표로 평택 3공장(P3) 신규 파운드리 증설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9년 '2030년 시스템반도체 1위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DS부문장)은 지난 4일 대전 카이스트에서 열린 '삼성 반도체의 꿈과 행복: 지속 가능한 미래' 강연에서 "냉정하게 얘기하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TSMC에 1~2년 뒤처져 있다"면서도 "5년 안에 TSMC를 앞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경 사장의 이같은 자신감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 'GAA 기술'의 3나노 1세대 공정이 꼽힌다. 삼성전자는 현행 '핀펫(FinFET)' 구조가 3나노 공정에서는 전력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새로운 트렌지스터 구조인 'GAA 기술' 전환을 시도했다. TSMC는 삼성전자보다 다소 늦은 2나노 공정부터 GAA 기술을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