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시장, 경쟁 과열...0원 요금제 대거 출시메뚜기족, 공짜 요금제만 노려...기간 끝나면 이동이통 3사 알뜰폰 자회사 대응 나서...공짜 요금제 대신 데이터 추가 지급
  • ▲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허브'에서 0원 요금제가 제공되고 있다.ⓒ알뜰폰 허브 캡쳐
    ▲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허브'에서 0원 요금제가 제공되고 있다.ⓒ알뜰폰 허브 캡쳐
    알뜰폰 ‘메뚜기족’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알뜰폰 경쟁이 과열되면서 사업자들이 ‘0원’ 요금제를 앞다퉈 내놓자 무료 기간에 맞춰 갈아타는 메뚜기족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알뜰폰 사업자들은 규제에 앞서 자체적으로 메뚜기족 대응에 나선 상태다. 앞서 박윤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이제 알뜰폰 시장도 단순 재판매방식과 저가 중심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할 시점”이라고 발언하는 등 0원 요금제 규제를 암시했다. 

    SK텔링크 알뜰폰 브랜드 SK세븐모바일(SK7mobile)은 0원 요금제가 없는 대신 추가 데이터를 제공하는 식으로 이용자 잡기에 나섰다. SK세븐모바일의 LTE 유심(15GB+·100) 요금제의 경우 24개월 약정 기간이 있지만 매월 데이터를 50GB 추가로 제공한다. 가격은 월 2만4200원으로 저렴해 6~12개월마다 갈아타는 수고를 하는 메뚜기족에게 정착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혜택이 늘면서 알뜰폰 가입자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이통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 규모가 역대 최고치인 9만6795여명을 기록했다. 

    하지만 출혈 경쟁을 오히려 강화하는 알뜰폰 사업자들도 있다. SK텔레콤 망을 이용하는 프리티텔레콤은 지난달부터 7개월 0원 요금제에 매월 50GB를 덤으로 얹어주고 있다. 

    출혈 경쟁의 배경에는 ‘영업 보조금’가 있다. 알뜰폰 사업자는 가입자 수에 따라 망 제공자로부터 보조금을 받는데, 최근 LG유플러스를 중심으로 이동통신 3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보조금마저 덩달아 올랐기 때문이다. 0원 요금제를 출시해도 보조금 덕분에 ‘남는 장사’가 가능해진 것이다. 

    알뜰폰 시장 점유율 1위 KT엠모바일도 최근 제휴사 무료 이용권과 할인권을 매달 지급하는 멤버십 쿠폰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가 운영하는 ‘알뜰폰 허브’에 따르면 12일 오전 기준 약 70여개가 넘는 0원 요금제가 제공되고 있었다. 

    하창직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사무국장은 “다양한 마케팅으로 시장이 커지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지만 출혈 경쟁이 계속되면 알뜰폰 생태계엔 결국 마이너스”라며 “인센티브에 의존하는 중소업체가 생기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