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회 공모→수시신청 전환…찬성동의율 가점 상향1·2차 탈락 한남1구역 재도전…창신12·미아7도 준비수주가뭄 건설업계 환영…기부채납 등 반대여론 여전
  • ▲ 한남뉴타운 주택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 한남뉴타운 주택가 전경. 사진=박정환 기자
    서울시가 최근 신속통합기획(이하 신통기획) 재개발 후보지 선정방식을 연1회 공모에서 수시접수로 전환하면서 사업추진에 탄력이 붙고 있다. 용산구 한남뉴타운에서 유일하게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던 한남1구역이 토지소유자들과 협력해 신통기획 공모에 나서기로 하면서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던 건설업계도 내심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기부채납 등 주민갈등을 부추기는 요소들도 적잖아 진통이 예상된다. 

    2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방식이 수시접수로 전환되면서 재개발 추진지역을 중심으로 가시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신통기획은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단계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하는 재개발방식으로 5년이상 소요되는 정비구역 지정을 2년까지 단축시킬 수 있다.

    기존에는 매년 한차례 후보지를 선정했지만 이달부터 시기에 관계없이 주민이 수시로 재개발 후보지를 자치구에 신청할 수 있게 됐다. 시는 매월 세번째 목요일에 선정위원회를 개최, 대상지역을 심사할 계획이다. 

    추진의지가 높은 구역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후보지로 우선 검토된다. 특히 정량평가 내용중 '찬성동의율 가점'이 최대 5점에서 10점으로 상향돼 주민의지만 있으면 사업이 그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연1회 공모방식은 한번 탈락할 경우 다음 공모때까지 1년이상이 소요돼 도중에 주민들 참여의지가 약해지거나 주민간 갈등이 불거지면서 사업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반면 신통기획 참여를 수시로 신청할 수 있게 되면 추진위 입장에선 사업착수에 대한 부담감을 한결 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남뉴타운중 유일하게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한남1구역은 신통기획 3차공모를 준비중이다. 이곳은 2003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구역내 상가소유주 반대에 부딪혀 2017년 구역이 해제됐다. 이후 공공재개발을 추진했다가 무산됐고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후 1·2차 신통기획 공모에 도전했지만 모두 탈락했다.

    그럼에도 한남1구역이 신통기획 카드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중 하나는 고도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해당구역은 남산경관보호를 위한 한남지구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지침으로 층고제한이 90m로 묶여있다. 재개발을 해도 아파트 층수가 7층안팎으로 제한돼 사업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하지만 신통기획 사업지로 선정되면 층고제한이 완화돼 사업성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서울시는 상반기중 남산을 포함한 고도지구 완화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한남뉴타운 경우 고도제한이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도 적잖아 일대주민들과 추진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추진위 관계자는 "한남1구역은 이태원 주요상권과 연결되고 관광특구가 포함된 입지적 장점을 갖췄지만 이로 인해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재개발이 번번이 무산됐다"며 "2차공모에서 70%이상 동의율을 얻었음에도 안타깝게 탈락했는데 3차에선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로구 창신12구역도 신통기획 공모를 위해 주민동의율을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해당구역은 종로구 창신동 북측재개발 3개구역으로 묶여있다. 9·10구역은 작년 12월 발표된 신통기획 2차대상지에 선정됐으며 12구역은 3차공모를 노리고 있다. 

    12구역 관계자는 "9·10구역 선례를 참고해 정비사업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신탁시행자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북구 미아7구역도 3차 신통기획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추진위원회를 구성한데 이어 본격적인 동의율 확보를 위한 주민설명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구역노후도가 85%이상으로 높고 침수 위험지역이라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시 유리하다는 게 추진위 설명이다.

    후보지 선정방식 변경으로 사업추진 주민들이 늘면서 건설업계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건설사들은 부동산시장 침체로 인해 극심한 정비사업 수주가뭄에 시달려왔다. 올해 1분기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권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은 약 4조5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3% 감소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신통기획 후보지 선정방식이 수시신청으로 바뀌면 시공사선정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줄어 수주일감도 증가하게 될 것"이라며 "특히 7월부터 시공사선정이 사업시행인가 이후에서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져 시너지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후보지선정 이후에도 기부채납 반대 등으로 사업이 좌초되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적잖아 정비사업 활성화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비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별 편차가 크지만 신통기획 후보지중 상당수에서 임대주택 등 기부채납을 감수해야 하는 신통기획보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아직 초기단계인 만큼 구체적인 성공사례가 나와야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