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내 100% 이하로 하겠다"에코 245.4%·SKC 176.7%·이노 175.8%… 우선 타깃30조 잉여현금흐름도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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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그룹이 리밸런싱(구조조정) 과정에서 잉여현금흐름, 부채비율 등 ‘질적 성장’을 강조하고 나섰다. 재무 건전성 확보에 그룹의 전사적 역량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채비율이 높은 계열사들부터 리밸런싱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3년 내 30조원의 잉여현금흐름(FCF)를 만들어 부채비율을 100% 이하로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과거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확장과 설비투자로 재무구조가 급속하게 악화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SK디스커버리 계열을 제외한 주요 계열사가 연결된 SK㈜의 올해 1분기 부채비율은 170%에 달한다. 지난 2018년 말 SK㈜의 부채비율이 64.8%였던 것과 비교하면 5년여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최근 몇 년간 부채비율 100% 수준에서 횡보하던 SK디스커버리와 비교하면 증가세는 더욱 뚜렷하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반도체와 배터리 등 사업의 투자를 늘린 영향이다. 실제 최근 몇 년 간 SK그룹의 총 설비투자(CAPEX)를 살펴보면 ▲2018년 23조5040억원 ▲2019년 22조7400억원 ▲2020년 20조1500억원 ▲2021년 22조4010억원 등 매년 20조원을 상회했다. 2022년엔 처음으로 30조원을 넘겼다. 

    투자는 늘려야 하는데 주력 사업의 업황이 악화되면서 빌리는 돈은 늘어났다. SK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2018년말 37조3631억원에서 지난해말 84조2070억원으로 5년 만에 2.3배가 됐다. 차입금이 현금창출력의 몇 배에 해당되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순차입금/EBITDA도 4.2배에 달했다. 회사가 벌어들이는 돈의 4.2배를 외부로부터 빌렸다는 말이다. 여기에 차입으로 잡히지 않는 우선주와 신종자본증권까지 합하면 외부자금 조달에 따른 부담은 더욱 큰 상황으로 보인다. 

    SK가 재무 안정성을 우선적으로 관리할 회사들로는 SK에코플랜트, SK이노베이션, SKC, SK텔레콤 등이 지목된다.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을 보면 SK에코플랜트 245.4%, SKC 176.7%, SK이노베이션 175.8%, SK텔레콤 143.3% 순으로 눈에 띄게 높다. SK네트웍스의 경우 부채비율이 300%를 훌쩍 넘기지만 선투자가 필요한 렌탈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제외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SK에코플랜트는 총차입금이 2020년 말 2조원에서 2023년 말 5조6018억원으로 늘어났다. SKC의 총차입금은 올 1분기 3조5672억원으로 2020년 2조5830억원 보다 1조원가량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SK온 포함)의 올해 1분기 총차입금도 33조487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29조5060억원보다 13.5% 늘어난 수준이다. SK텔레콤의 총차입금 또한 작년 올해 1분기 10조9515억원을 달성했다. 

    시장에서는 이들 회사를 중심으로 선제적인 리밸런싱 작업이 본격화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등이 검토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도 최근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조직 효율화, 임원 연봉 등에 나선 상태다. 

    다만 SK그룹은 현재 자금 마련이나 부채 탕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SK그룹에서 SK에코플랜트, SK이노베이션, SK온 등의 계열사를 중심으로 강한 리밸런싱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걸로 안다”면서 “포트폴리오를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중복투자가 많이 발생했는데 이를 추리고 IPO 등으로 재무안전성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