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20% 이상 감원… 희망퇴직 가동R&D 투자비용 지속 증가… 파이프라인 정비'조코바' 긴급사용승인 불발… 수익성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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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동제약
    일동제약이 구조조정을 통한 경영쇄신 작업에 들어갔다. R&D 투자비용 증가로 적자가 지속된 것이 원인인데, 무리한 코로나 치료제 개발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그룹은 ▲연구비용 효율화 ▲파이프라인 조기 라이선스 아웃(L/O) 추진 ▲품목 구조조정 ▲임직원 ERP 등을 포함한 쇄신안을 발표했다.

    특히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의 임원 20% 이상을 감원하고, 남아있는 임원의 급여 20%를 반납하기로 합의했다. 또 차장 이상 간부급 직원들을 대상으로 ERP를 가동하면서 이번주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일동제약은 임직원 평균 근속연수가 11년 6개월로 업계에서도 긴 편에 속한다. 하지만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일동제약은 인력 감원을 비롯해 파이프라인의 재정비에도 들어간다. 이를 위해 라이선스 아웃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일동제약의 R&D 투자비용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9년 11.1%로 10% 안팎을 유지하던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율이 2021년부터 19%대로 올라섰다. 매출액 대비 19%의 R&D 투자비율은 업계에서도 최상위 수준이다.

    R&D 투자비용이 큰 폭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의 적자도 지속됐다. 일동제약은 1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일동제약의 파이프라인은 당뇨병 치료제 'IDG16177', 비알콜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ID119031166',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ID120040002', 안구건조증 치료제 'ID110410395' 등으로 10개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파이프라인의 대다수가 전임상단계로 향후 R&D 투자비용의 증가가 지속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10개의 파이프라인 가운데 임상 1상 단계가 3개, 전임상단계가 6개이며, 코로나 치료제 '조코바'는 올해 초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조코바는 일동제약이 일본 시오노기제약이 공동개발한 물질이다. 당초 일동제약은 일본에서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지면 국내에서도 일본의 사례를 바탕으로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본 후생노동성이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을 보류하면서 일동제약은 계획을 바꿔 국내에서 먼저 긴급사용승인 신청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중앙방역대책본부가 긴급사용승인의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함에 따라 일동제약은 조코바의 정식 품목허가 절차에 들어갔다.

    이후 일본에서는 지난해 11월 조코바의 긴급사용승인이 이뤄졌지만 국내에서는 허가를 기다리는 중이다. 

    다만 조코바가 국내 허가를 획득하더라도 이미 엔데믹으로 접어든 상황에서 수익성이 높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코바가 일본에서 긴급사용승인이 몇차례 지연되면서 일동제약의 사업계획에 상당한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무리한 국내 허가 추진으로 R&D 비용이 증가하며 수익이 악화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