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2020년 자본확충 부메랑주식가치 하락… 배당 우려 커져배당성향 과제로… "당국 조율 필요"
  • 신한금융지주ⓒ뉴데일리DB
    ▲ 신한금융지주ⓒ뉴데일리DB
    외국인 투자자들이 신한금융지주 주식을 꾸준히 내다 팔고 있다. 전반적인 은행주 약세장이 이어진데다, 사측이 공언했던 주주가치 제고 기대감이 가라앉은 탓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신한지주 외국인 지분율은 59.57%로 집계됐다. 지분율 60%가 무너진 건 지난 2021년 8월 이후 21개월 만이다. 외국인 순매도세는 지난달 12일 이후 14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3월 이후 석달 간 외국인이 팔아치운 주식만 1132만주(3983억원)에 달한다.

    리딩금융을 다투는 KB금융 외국인 지분율은 72.25%다. 지난달 고점인 4일 72.8% 대비 0.55%p 감소하는데 그쳤다. 반면 신한지주는 지난달 초 62.42%에서 2.85%p 줄어 감소폭이 컸다. 유독 신한지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세가 강했던 셈이다.

    외인이 외면하는데는 2019년과 2020년 2년에 걸친 대규모 자본확충 여파가 크게 작용했다. 2019년 당시 발행한 750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전환우선주가 지난달 추가상장되며 주식가치를 희석시켰다는 것이다. 이듬해인 2020년 실시한 1조1582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 유상증자 타격도 아직 가시지 않았다.

    당시 신한지주는 "신성장 기회 확보를 위한 자본 여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자본확충 이유를 설명했지만, 무리한 결정이란 뒷말도 적지 않았다. 코로나19 방역 대책으로 기준금리 하락과 함께 은행주 가치가 추락한 상황에서 추가상장을 통한 자본확충은 부적절한 방식이란 우려도 나왔다. 2020년 10월 단행한 유증 기준 주가는 2만9600원으로 1일 종가(3만4700원)보다 17% 싸다.

    신한지주는 주가 하락과 외인 이탈을 막기 위해 1분기와 지난달 각각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단행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경기대응완충자본(CCyB)을 쌓으라는 주문이 내려온 상황에서 향후 주식 소각이 지속적으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최정욱 하나증권 기업분석팀장은 "당국의 경기대응완충자본 비율 추가 상향 가능성이 있고 스트레스 완충자본도 공식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은행 규제비율과 관련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자사주 매입·소각에 집중하면서 현물 배당이 줄어든 것도 외인 이탈 원인으로 꼽힌다. 신한지주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22.8%로 전년 대비 2.8%p 하락했다. 총주주환원율 30%를 달성했지만 현물배당은 시장전망을 하회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자사주를 활용하는 자본 정책은 예측이 어려워 투자자들이 꺼리는 방식"이라며 "현물배당성향을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자본건전성과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앞세우는 금융당국과의 마찰을 풀어내는 것도 숙제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는 쉽지 않은 미션일 수 있다"면서 "당국과 유연한 관계를 유지하는 정무적 제스쳐도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