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 자산 11.4조→21.6조리스·할부 "정체 또는 축소""증권이나 부동산회사처럼 됐다"
  • ▲ <신한캐피탈 최근 3년 자산 변동 현황>
    ▲ <신한캐피탈 최근 3년 자산 변동 현황>
    캐피탈사들이 최근 3년 동안 유가증권 투자를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본업인 리스·할부 영업보다 주식, 부동산 등 투자업무에 몰두해 '정체성 혼란'이 초래됐다는 지적이다.

    7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26개 리스사의 유가증권 자산 규모는 2019년 6조5276억원에서 지난해말 12조1753억원으로 5조6477억원(86.5%) 증가했다.

    국내 23개 할부금융사의 유가증권 자산 규모도 2019년 4조8369억원에서 지난해말 9조4159억원으로 4조5790억원(94.7%) 증가했다.

    일명 캐피탈사라고도 불리는 국내 50여곳 리스·할부사의 유가증권 자산이 불과 3년 만에 11조4000억원에서 21조6000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급증한 것이다.

    반면, 이 기간 본업인 리스·할부 자산은 58조9839억원에서 73조3030억원으로 2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자동차금융의 대명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 두 회사의 자산 증가분을 빼고 보면 증가보다는 정체 또는 축소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실제로 자산 규모 업계 5위권에 드는 신한캐피탈의 리스·할부 자산은 2019년 8780억원에서 지난해말 1339억원으로 85% 급감했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채 되지 않는다.

    반면, 같은 기간 신한캐피탈의 유가증권 보유액은 1조4038억원에서 3조1273억원으로 2배 넘게 늘었다. 전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6%에서 24.1%로 증가했다.

    자산규모 10위권 캐피탈사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본업인 리스·할부금융 자산이 늘어나고, 유가증권 보유액이 줄어든 회사는 우리금융캐피탈이 유일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캐피탈사들이 본업인 할부·리스 영업은 등한시한 채 투자에 열을 올린 것으로 보인다"며 "여신전문금융회사로 등록된 회사가 증권사나 부동산회사처럼 투자업무에만 몰두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