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 65세·승모판막 70세 미만… 기계판막이 안전까다로운 인공판막 유형 선정··· 국내 환자 대상 첫 연구김준범 교수팀 "서구보다 5세 높은 연령··· 국내 기준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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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동맥판막 치환술은 65세 미만, 승모판막 치환술 70세 미만까지 조직판막이 아닌 기계판막이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준범 교수, 심장내과 김대희 교수팀은 심장판막 치환술을 받은 약 2만4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이 같은 내용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8일 밝혔다. 

    심장판막은 심장 내에서 혈액이 역류하지 않고 한쪽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역할을 하는데 판막이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면 심한 경우 폐부종이나 심정지까지 발생할 위험이 있어 손상된 판막을 인공판막으로 대체하는 판막 치환술을 해야 한다.

    고령일수록 금속으로 만든 기계판막보다 생체 조직으로 만든 조직판막이 더 효과적이라고 알려졌지만 연령에 따라 어떤 인공판막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지에 관한 국내 지침은 없었다.

    인공판막은 기계판막이나 조직판막 중 환자의 나이나 성별 및 상태에 따라 선택하는데 기계판막은 한 번 시술하면 반영구적이지만 혈전 위험이 있어 항응고제 복용이 필요하다. 

    조직판막은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지만, 15~20년 정도의 조직판막 수명 때문에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대개 젊은 연령대의 환자는 기계판막을, 고령의 경우에는 조직판막을 사용하지만 이를 구분하는 연령의 기준점에 대한 연구는 대부분 해외 데이터이기 때문에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었다.

    우선 연구팀이 대동맥판막 치환술을 받은 환자를 연령대별로 판막 종류에 따른 사망 위험을 분석한 결과,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40~54세에서는 사망 위험이 2.18배, 55~64세에서는 1.29배 높았다. 

    반면 65세 이후부터는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사망 위험이 약 1.23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승모판막 치환술의 경우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55~69세에서는 사망 위험이 1.22배 높았다. 

    대동맥판막과 승모판막 모두 치환한 환자의 경우 조직판막 환자가 기계판막 환자에 비해 55~64세에서는 사망 위험이 2.02배 높았다. 
     
    김준범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는 "인공판막 선택의 국내 연령 기준이 서구의 기준보다 약 5~10세 높은 만큼 국내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심장판막 질환자들을 더욱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대희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국민건강보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발표된 첫 심장판막 관련 연구다. 이외 진행 중인 여러 건의 연구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 환자의 인공판막 선택 기준에 대한 보다 정밀한 근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협회 저널인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 피인용 지수 13.360)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