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증가폭 확대업황 회복 신호 곳곳 감지AI 열풍 기반 가격 프리미엄 효과 'DDR5' 고성장 기대D램 수요, 7월부터 공급 초과… 4분기 본격 반등 예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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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2분기 바닥을 찍고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 국면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나오며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린다. 

    8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21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5% 급감하며 SK하이닉스는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됐다.

    2분기에도 반도체 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이유는 가격 하락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인 DDR4 8Gb(기가바이트) 고정거래가격은 올해 1월 전월대비 18.1% 하락하며 1.81 달러를 기록하며 최근 8년간 가장 낮은 가격을 형성했다. 지난 4월과 5월에도 추가 하락하며 평균가격은 1.40 달러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2분기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감산 효과와 수요 상승 등 곳곳에서 업황 회복 신호가 감지된다.

    우선 메모리 반도체 수요의 20%를 차지하고 있는 PC 시장의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미국 PC 업체인 델(Dell)에 대한 투자 등급을 '비중 확대'로 바꾸면서 PC 시장이 올 1분기에 바닥을 형성했다고 봤다.

    올해 1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PC 재고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PC 업체들이 재고 조정에 들어가면서 시장도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SK하이닉스와 미국 마이크론의 감산에 이어 삼성전자까지 동참한 효과가 3분기부터 나타날 것이라는 점도 이 같은 낙관론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지난 4월 한국 D램 수출중량이 8.1% 증가한데 이어 지난달에도 36.5%로 증가폭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용 D램 수출이 늘면서 모처럼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차세대 차세대 D램 규격인 DDR5 수요 증가도 한 몫하고 있다. 

    DDR5는 현재 PC와 노트북, 서버 등에 널리 쓰이는 DDR4를 대체할 차세대 규격이다. DDR4 대비 고속, 저전력 등 성능이 2배 이상 뛰어나 서버용 제품을 중심으로 채용 확대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서버는 대용량의 반도체가 24시간 가동돼야 하는 특성상 고성능 DDR 채용에 적극적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으로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43%로 고성장이 점쳐진다. DDR5 전환은 교체 수요 및 가격 프리미엄 등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DDR5의 경우 DDR4보다 약 30% 높은 원가 구조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DDR5 침투율 확대 구간에서 공급부족까지 우려되는 제품"이라며 "고객사들은 하반기로 갈수록 DDR5 공급 부족에 따른 조달 우려를 할 수 밖에 없고 이는 곧 DDR5가 견조한 수요를 보일 수 밖에 없는 기반"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전 세계 D램 공급량은 2기가비트(Gb) 칩 기준 1043억6200만개로 수요(1054억1900만개)를 밑돌 것으로 분석됐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7월쯤 D램 수요가 공급을 넘어선다고 관측했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치를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6823억원으로 1개월 전 집계한 전망치(3조6430억원) 보다 1.1%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는 1분기 영업이익 6402억원,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2611억원 보다 대폭 증가한 수치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영업손실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손실 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1개월 전의 전망치(영업손실 2조3985억원)와 비교하면 손실 규모가 소폭 줄어든다. 또한 1분기 영업손실 3조4023억원, 2분기 영업손실 전망치 3조3207억원과 비교하며 적자 규모는 1조원가량 감소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