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5219가구 공급후 5년만 처음 6000여가구 분양서울·수도권 분양비중 평균 60%대 확대…자체사업 '쑥'수주잔고 4.3조 연매출 1.4조 3배 '육박'…2년째 유지CFO산하 애자일혁신팀 신설 현장관리 주문…원가절감↑
  • ▲ 한라. ⓒ뉴데일리 DB
    ▲ 한라. ⓒ뉴데일리 DB
    HL디앤아이한라가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 반등을 꾀하고 있다. 5년만에 5000가구이상 신규분양을 계획중인데다 연매출 3배를 웃도는 수주잔고를 보유중이다. 무엇보다 새로 부임한 최형진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원가절감에 적극 나서면서 수익성 개선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추진중인 투자 역시 중장기 현금흐름 개선에 한몫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HL디앤아이한라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 3366억원, 영업이익 89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2991억원에 비해 12.5%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143억원에서 37.7% 감소했다. 매출증가는 주요현장 공사진척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일례로 자체사업중 가장 규모가 큰 경기 양평군 '양평역 한라비발디(1602가구)'가 8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해당단지 지분 49%(총공사비 4689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또다른 자체사업지인 경기 부천시 '소사역 한라비발디 프레스티지(340가구)'도 내년 1월 준공을 앞두고 있으며 사업비는 1296억원으로 공정률 58.6%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7월 착공한 인천 계양구 '작전 한라비발디(340가구)' 역시 2025년 8월 준공예정이다. 사업비는 2073억원으로 8.7%가량 공정이 진행됐다. 또 경기이천, 울산태화 등 자체사업을 위한 추가부지도 확보한 상태다.

    영업이익은 1년새 15.1% 급증한 원가 부담 때문이다. 1분기 매출원가는 지난해 2649억원에서 올해 3050억원으로 증가하면서 원가율도 88.5%에서 90.6%로 2.05%p 악화했다. 1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이다.

    뿐만 아니라 판관비도 같은기간 198억원에서 226억원으로 14.1% 늘어났다. 인플레이션 여파에다 미분양물량이 적체되면서 가중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 HL디앤아이한라는 △경기 양주시 '양주 덕정역 한라비발디 퍼스티어' 425가구 △전남 광양시 '가야산 한라비발디 프리미어' 233가구 △전남 광양시 '광양 한라비발디 센트럴마크' 88가구 △경기 부천시 '소사역 한라비발디 프레스티지' 37가구 등 분양물량이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경남 김해시 '김해 장유역 한라비발디 센트로' △전북 군산시 '군산 신역세권 한라비발디 센트로'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 한라비발디 펜트빌' △인천 계양구 '인천작전 한라비발디' △충남 천안시 '천안 부성지구 한라비발디' 등에서도 잔여물량이 확인됐다. 즉 영업이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78%에서 올해 2.64%로 2.14%p 감소하면서 2015년 0.3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황이 우호적인 상황은 아니지만 HL디앤아이한라는 역대 최대 규모 분양물량을 통해 원가율 부담을 상쇄하고 영업이익률을 반등시키겠다는 방침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연내 6000여가구 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HL디앤아이한라가 5000가구이상 분양하는 것은 2018년 5219가구이후 5년만이다.

    분양계획이 가시화되면 주택착공금액도 함께 늘어날 전망이다. HL디앤아이한라는 4669가구를 선보인 2021년부터 1조원을 상회하는 주택착공금액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착공에 들어간 사업장에서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양매출을 의미한다.

    HL디앤아이한라 측은 "최근 3년간 서울·수도권 분양비중을 평균 60%대로 확대해왔으며 자체사업 비중 역시 늘려온 만큼 분양안정성과 수익성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인천 부평구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현장. 230109 ⓒHL디앤아이한라
    ▲ 인천 부평구 '부평역 한라비발디 트레비앙' 현장. 230109 ⓒHL디앤아이한라
    또한 △전주 재개발 △대구 평리 재개발 등을 비롯해 서울·수도권 가로주택정비사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대규모 도급사업 매출도 본격 반영돼 부정적 사업환경에도 외형은 지속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정비사업 경우 분양성과 사업성을 고려한 선별수주는 물론 철저한 분양·입주관리를 통해 리스크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 전언이다.

    주택뿐만 아니라 공공토목 등을 포함해 지난해 연매출 1조4825억원의 3배에 육박하는 4조3240억원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1분기 기준 지난해 4조9910억원에 이어 4조원대 잔고를 2년연속 유지중이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택을 비롯해 확보한 먹거리로 올해 실적을 저점으로 내년부터 실적성장이 재개될 것"이라며 "원가상승분 선반영으로 일회성손실 리스크가 높지 않은 만큼 2분기부터 이익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임 CFO 부임후 대표직속 신사업조직(애자일혁신팀)을 CFO산하에 배치해 현장관리를 강화하는 등 원가절감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CFO로 선임된 최형진 전무는 올해 기존 신사업조직에 있던 DI팀과 애자일혁신팀을 CFO산하로 배치했다. 애자일(민첩한)혁신팀 경우 대표직속인 'WG캠퍼스'라는 신사업조직에 있던 부서였다.

    WG는 한라그룹 창업주인 정인영 초대회장 아호인 운곡(雲谷) 영문이니셜이다. 초대회장 개척자정신을 계승하려는 취지로 해당이니셜을 신규조직 이름에 활용했다. HL만도에도 WG캠퍼스 조직을 뒀고 HL홀딩스도 2021년께 그룹 계열사와 신사업 시너지를 내는 차원에서 신설조직을 만들었다.

    최 전무가 애자일혁신팀을 WG캠퍼스에서 떼어내 주문한 것은 '현장관리'다. 현장관리 프로세스 혁신(PI, Process Innovation)업무를 맡긴 것이다. 크게 공사투입내역관리와 준공추정관리를 담당하는 축으로 나눴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변수에 대응하기 위한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수주확정단계에서부터 프로젝트 청산시점까지 원자재 등 각종 변수에 따라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장변화로 인한 재무제표 변동현황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된다.

    현장관리 주문은 결국 원가절감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의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원가 역시 잡을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앞서 최 전무는 HL만도 계열사에서 다년간 원가기획팀을 비롯해 CFO 역할을 맡아왔다.

    한편 HL디앤아이한라는 건설에 치중된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주는 노력 역시 병행하고 있다. 2021년 9월 자사주 소각과 함께 2025년까지 비건설업 매출비중을 30%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아직 가시적인 성과로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씨엘바이아웃제1호사모투자합자회사(PEF)를 통해 한국자산평가 지분을 확보한 게 대표적이다. 펀드 규모는 700억원으로 HL디앤아이한라는 이중 660억원을 책임져 한국자산평가 41%(PEF 지분율 48.6%)를 사들였다. 한국자산평가는 15~20% 수익률을 시현하고 있는 알짜회사로 통한다.

    이외에 옐로씨에스오엘성장제1호PEF와 디에스피이알파PEF를 통해 각각 켐스필드코리아, 뉴스케일파워에 대한 투자를 단행했다. 기체분리막 전문기업인 에어레인과 벽지제조 및 판매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신한벽지에 대해서는 각각 40억원, 100억원을 직접 투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