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2조2640억교보 5000억, 신한라이프 3000억 등IFRS17 대비 선제적 자본확충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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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사들이 최근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초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 여파로 채권발행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얼어붙은 채권시장 분위기가 전환되면서 수요가 몰리자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이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가이드라인을 내놓으면서 순익과 건전성 지표가 떨어질 것을 대비하는 측면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올 1분기 수익이 급증한 손해보험사들도 자본 확충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보험사들이 발행한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후순위채) 발행 규모는 2조2640억원으로 나타났다.

    올해 자본성 증권을 발행한 보험사는 ▲교보생명 5000억원(신종자본증권) ▲신한라이프 3000억원(후순위채) ▲NH농협생명 2500억원(신종자본증권) ▲푸본현대생명 2380억원(신종자본증권 600억원·후순위채 1780억원) ▲ABL생명 1300억원(후순위채) ▲코리안리 2500억원(신종자본증권) ▲IBK연금보험 2000억원(후순위채) ▲하나생명 1800억원(신종자본증권) ▲KDB생명 2160억원(신종자본증권) 등 총 9곳이다. 재보험사인 코리안리를 제외하고 모두 생명보험사다.

    보험사들은 자본확충과 콜옵션(조기상환) 행사시점이 도래한 채권 차환 등으로 위해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왔다. 자본성증권은 회계에서 자본으로 인정되는 채무증권으로 유상증자 없이 자본조달이 가능해 자본 확충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 3월 SVB와 CS 파산 영향으로 채권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보험사들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실제 지난 5월 ABL생명과 푸본현대생명은 후순위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미매각이 발생했다.

    하지만 보험사들이 IFRS17 적용 이후 첫 실적인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내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자본성증권에 대한 수요예측 금액이 대부분 목표치보다 상향된 점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실제 이달 푸본현대생명이 한 달 만에 진행한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당초 발행 예정이었던 500억원에서 증액한 980억원 후순위채 발행을 완료했다.

    신한라이프 역시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목표 금액인 2000억원 대비 약 2.5배 수준인 5020억원의 주문을 받았다. 이에 1000억원을 증액해 총 3000억원을 발행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부터 도입된 신지급여력제도(K-ICS)에서는 요구자본 수준이 크게 확대되며 이에 따른 선제적 자본확충 수단으로 자본성증권 발행을 늘려온 보험사가 많다"며 "상대적으로 신제도 도입에 따른 영향이 크게 나타나는 생보사에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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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험업계는 최근 채권시장이 안정된 만큼 올 하반기에도 보험사들의 자본성증권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다음달부터 연말까지 콜옵션 또는 만기가 도래하는 보험사 자본증권 규모는 2조3000억 원이 넘는다.

    이중 손보사인 한화손해보험이 5.6% 금리로 발행했던 19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이 다음달 도래한다. 현대해상은 오는 8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콜옵션이 예정돼있다. 농협손해보험도 1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 만기가 9월 도래한다.

    손보사들 역시 자본성증권을 발행해 차환하거나 자체 자금으로 상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국이 최근 내놓은 'IFRS17 가이드라인'으로 올 2분기부터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존재해 이에 대비하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하반기 콜옵션 시점이 도래하는 물량이 2조원이 넘어 차환을 위한 자본성증권 발행 수요는 지속될 전망"이라면서 "K-ICS 비율이 열위에 위치한 중소형 보험사 위주로 추가 자본성증권 발행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