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배출 감축-에너지 절감 화두로 핵심부품 주목고전압-고주파-고열 등 환경에서 성능 구현스마트폰-데이터 센터-전기자동차 등 높은 활용도 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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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업계가 차세대 반도체로 불리는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탄소배출 감축과 에너지 절감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르면서 핵심부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메모리 시장과 달리 IT, 자동차, 가전,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활용도가 높아 반도체 업계의 새로운 먹거리로 작용하고 있다.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DB하이텍 등 반도체 업계는 GaN 전력반도체 개발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삼성전자는 2025년에 8인치 GaN 전력반도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컨슈머, 데이터센터, 오토모티브 전력반도체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DB하이텍은 지난해부터 8인치 공정 개발을 진행 중이다. 8인치 GaN 공정은 2024년까지 개발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인수한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도 지난해 말 GaN 개발에 착수, 관련 사업에 나설 전망이다.GaN 전력반도체는 갈륨이라는 금속과 질소를 합친 화합물 GaN을 기반으로 제조된 반도체를 뜻한다. 현재 전력반도체 소재 대부분은 '실리콘'이라고 불리는 규소(Si)다. 가격이 저렴하고, 전기 전도와 형태 제어도 용이해 반도체 소재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전력반도체 시장의 95% 이상이 규소를 기반으로 제조된다.그러나 규소 기반의 반도체는 고전압, 고주파, 고열 등의 거친 환경에서 성능 구현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에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확대되고 있고 전기자동차 성장 및 서버⋅데이터센터 시장 확대, 친환경 제품으로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전력 효율성이 좋은 반도체 칩이 요구되고 있다.이에 반도체 업계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찾은 것이 화합물 소재다. '와이드 밴드 갭'(Wide Band Gap) 소재를 사용해서 제조해 전력 효율을 크게 높인 것이다.밴드갭은 전자가 흐르는 대역(전도대)과 그렇지 않은 대역(가전자대) 간의 차이를 말하는데, 수치가 클수록 고온, 고전압에서도 작동 가능하다. Sic(탄화규소)와 GaN 등 화합물의 밴드갭은 실리콘(1.1eV) 대비 3배에 달한다. 소형화도 가능해 동일 전압에서 디바이스 크기를 실리콘 대비 10배 줄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이에 향후 적용 산업도 스마트폰, 데이터 센터, 5G 통신, 전기자동차 등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욥디벨롭먼트에 의하면 GaN 시장은 지난 2021년 1억2600만달러(약 1795억원)에서 2027년 20억달러(약 2조8500억원)로 6년간 15배 성장을 내다봤다.업계 관계자는 "데이터 처리량이 높아짐에 따라 소비전력은 줄이고 빠른 속도의 반도체에 대한 요구도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기존의 전력반도체와 비교해 활용성도 높아 크게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