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10월부터 중고차 판매 "캡티브 금융사, 반사이익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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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에 따라 현대캐피탈의 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월 현대자동차 중고차 판매 사업이 개시된다. 2020년 10월 중고차 시장 진출을 선언한 지 3년 만의 일이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중 연 30조 원에 달하는 중고차 시장에 현대자동차가 처음 진출하면서 매출 증가가 기대된다.

    현대캐피탈의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자동차가 59.7%, 기아가 40.1%의 지분을 보유하는 등 지분율이 99.8%에 달하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캡티브(전속) 금융사다. 그룹과의 공고한 지분 관계를 바탕으로 현대·기아차를 구매하는 고객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가지고 있는 중고차 금융 상품을 현대자동차 인증 중고차 플랫폼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된다"며 "매출이 어떻게 변할 지 구체적으로 예상할 수 없지만, 현대차 전속 금융사다 보니 어느 정도 기대되는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캐피탈 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시장 내 영향력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경쟁사들은 자산건전성이 악화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OK캐피탈은 지난해 말 4.4%였던 연체채권비율이 지난 3월 말 기준 8.51%로 약 2배 급증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OK캐피탈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DGB캐피탈도 DGB금융지주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500억 원 상당을 지원받으면서 자본비율을 소폭 개선한 바 있다.

    반면 올해 초 국내외 신용평가사는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을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현대캐피탈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기존 등급인 ‘AA(긍정적)’에서 ‘AA+(안정적)’으로 한 단계씩 올렸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와 피치(Fitch) 도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을 상향 평가했다.

    전속 금융사로서 안정적인 자동차금융 수익에 기반한 안정적인 이익창출력을 보유하면서 지난해 어려운 조달환경에서도 자동차금융 자산 비중을 78%까지 확보하고 PF 자산은 3.8% 수준으로 다른 캐피탈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는 등의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라는 메기가 중고차 시장에 진출하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생긴 현대캐피탈은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며 "여러 플랫폼으로 유입되던 중고차 물량이 현대차 플랫폼으로 집중되면 KB차차차 매매상사 등 등록 매물이 줄어들면서 경쟁사들의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