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막아라" 주문생보사들 허위·가공계약 근절책 마련미래에셋생명·KB라이프 상품개정 나서
  • ▲ 미래에셋생명의 경영인을위한정기보험 상품개정 안내문.ⓒGA소식지
    ▲ 미래에셋생명의 경영인을위한정기보험 상품개정 안내문.ⓒGA소식지
    생명보험사들이 보험설계사가 '허위계약'으로 챙기는 차익거래를 막기 위해 상품 개정에 나선다.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생명보험 상품(보장성)의 전 기간 회차별 차익 발생 여부를 점검하고 차익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험사에 주문하면서다.

    차익거래는 보험 모집 수당(시책)·수수료와 해지환급금의 총액이 납입보험료보다 많을 때 이를 해지해 생기는 차액을 설계사가 챙기는 것을 의미한다. 보험설계사가 허위·가공계약을 한 후 일정기간 보험료 대납후 해지해도 이익이 발생하다보니 그간 업계에 횡행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당국이 나서자 보험사 스스로 상품 개정을 통해 원천봉쇄에 나선 것이다. 보험설계사에 주는 수당이나 수수료를 줄이는 것은 물론 상품 개정을 통해 계약 초기 해지환급금을 줄이는 식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KB라이프생명은 자사 'CEO경영인정기보험'의 판매를 이달 11일까지 판매중지하고 상품 개정에 나서고 있다. 개정후 12일에 다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 상품은 월납보험료 규모가 큰 데다 CEO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생보사의 주력상품이다. 월납보험료를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중도 해지 시에는 CEO 퇴직금 마련 용도 활용이 가능해 수요가 꾸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보험사들은 신계약 모집 독려를 위해 월납보험료의 200~300%를 수당(시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중도 해지시 해지환급금도 커서 차익거래 유혹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미래에셋생명도 이달 '경영인을위한정기보험' 상품 개정에 나섰다. 이 상품도 월납보험료가 수백만원에 달하는 상품으로, 해지환급금 보증형으로 운영되고 있다. 보험 적용 이율을 높여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체증구조를 5년 이후 매년 20%씩 체증하던 것에서 7년 이후 매년 15%씩 체증하는 것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가입초기 해지환급금은 축소하고 장기계약 보유시 혜택을 늘려 해약 시 차익거래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인보험은 월납보험료가 커서 수당 자체가 많은데다 해지환급률도 좋아 차익거래가 가능한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금감원이 지난달 차익거래 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해서 전 업권에서 상품 개정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이번 상품 개정으로 설계사들의 차익거래가 원천 차단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당 환수기한인 2년 이후라도 납기 내라면 계약을 해지했을 때 차익환수가 가능해진데다 해지환급금을 줄여 당초 중도 해지를 목적으로 허위계약 작성자의 유인 자체를 없애 버린 셈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허위계약은 단기 차익만 챙기고 해지될 가능성이 크므로 유지율 관리에 애로가 크다"며 "허위계약 감소로 계약 유지율 관리가 제대로 되면 계약서비스마진(CSM)의 정확한 산출은 물론 보험산업의 신뢰도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