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넘어 사람 없는 공장 첫발… '품질' 초점AI·머신러닝 스마트공장, 스스로 '문제 탐지-진단-처방' 진화'수율' 관건 파운드리 공장, 오토너머스 팹 '대세'로 자리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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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30년까지 '무인(無人) 공장'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추진에 속도를 낸다.
무인생산 체제가 핵심이 될 반도체(DS) 부문에 오토너머스 팹(Autonomous-Fab, 이하 A-팹)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앞서 운영을 시작한 디지털트윈 TF와 함께 스마트팩토리를 넘어 지능화된 자율생산 시스템 구축을 시작했다.11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DS부문은 지난달 말 A-팹 TF를 신설했다. A-팹의 A는 '자율생산(Autonomous Manufacturing)'을 의미하는 것으로, 기존의 '자동화(Automation)'된 공장을 넘어서 무인으로 가동할 수 있는 미래형 제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준비 작업으로 풀이된다.삼성은 내부적으로 오는 2030년까지 자사 제조공장을 무인화하는 방향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반도체 공장에 인공지능(AI)나 머신러닝(ML) 등을 적용해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수율 진단에 활용하는 등 미래형 공장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에는 공장 운영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는 데 이 기술들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공정을 최적화하고 수율을 진단, 예측하는데 더해 이상 상황을 탐지하는 수준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오토너머스 팹은 기존에 생산성에만 초점을 뒀던 자동화 공장과 달리 반도체처럼 양품을 생산하는게 중요한 산업을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 생산 시스템에선 생산률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고 공장을 가동하기 때문에 중간에 발생한 오류를 즉각 반영해 적용하려면 공장 가동을 멈춰야 하는 문제가 발생했지만 오토너머스 팹은 이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발생한 부분에 솔루션을 즉각 반영할 수 있어 보다 품질향상이 가능하다.
AI가 탐지하고 AI가 문제 원인을 자동으로 진단해 바로 솔루션 적용하는 방식으로 생산 라인에 아무도 없어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오토너머스 팹 운영을 위해 필수적인 기술 중 하나가 앞서 삼성이 관련 조직을 꾸린 '디지털 트윈'이다. 디지털 트윈은 실제 제조환경과 유사한 가상의 모델을 만들어 시뮬레이션(모의실험) 하는 방식으로 제품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리스크를 줄이고 효율을 높이는 기술이다.
지난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제조시설에 본격 적용하기 위해 '디지털 트윈 TF'를 설립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에너지 기업 셸(Shell) 출신 디지털 트윈 전문가 이영웅 부사장을 영입해 이 조직을 맡겼다.삼성은 특히 파운드리 사업에서 디지털 트윈 기술과 함께 이를 적용한 오토너머스 팹이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꺾기 위해선 높은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최신 제조 기술과 설비를 동원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이미 TSMC와 인텔 등 경쟁사들도 제조 혁신을 위한 선진 기술을 도입해 적용 중이다. TSMC가 수율 확보와 공정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조용히 개발해 적용하고 있다는 사실만 봐도 과거와 다른 방식의 제조 혁신이 반도체 기업들에게 얼마나 절실한 상황인지를 보여준다.
인텔 역시 앞서 제조 혁신을 추진했던 미국 기업들에서 전문가들을 영입해 새로운 생산 라인 구축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