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무역흑자에 고무됐지만…7월초 무역적자에 '실망'반도체 수출부진 나아졌다는데…여전히 부진政 "10월부터 반도체 생산·수출 회복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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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경제가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무섭게 7월 초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며, 상저하고(上底下高) 전망이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DI는 지난 9일 '7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KDI가 판단한 근거는 반도체 수출이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액은 88억9600만 달러로 1년 전과 비교하면 28% 줄었다. 하지만 지난 4월 수출액은 63억7900만 달러, 5월은 73억6700만 달러로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1년 전보다 수출액 감소 폭이 4월 -41%, 5월 -36.2%, 6월 -28%로 줄어들면서 KDI가 경기 반등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더해 6월 무역수지가 11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2월 이후 16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서며 경기 반등이 시작됐다는 신호를 줬다.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도 100.7로 13개월 만에 기준치인 100을 넘어서며 내수경기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심어줬다. 고용도 서비스업의 취업자 수 증가로 양호한 흐름을 나타냈다.

    곳곳에서 경기 반등의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무색하게도 7월 1~10일 수입액은 155억4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26.9% 줄었지만, 수출액은 132억7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4.8% 감소해 22억8000만 달러의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 ▲ 반도체 ⓒ연합뉴스
    ▲ 반도체 ⓒ연합뉴스
    지난달 일시적으로 반등했던 무역수지 흑자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반도체였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이 7월 1~10일 18억3000만 달러를 기록, 1년 전보다 무려 36.8% 감소했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계속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여름휴가 시즌인 7월 말~8월 초에는 생산이 어느 정도 떨어지는 데다, 무더위로 인한 전기사용량 증가로 에너지 수입도 늘어나면서 7~8월 무역수지를 낙관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정부도 수출은 9~10월이 돼야 반등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날 '하반기 주요 산업정책방향'을 발표, 자동차와 이차전지, 조선업의 생산과 수출 전망이 밝다고 진단했다. 자동차의 경우 단가가 높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가 증가하고 조선은 고부가가치 선박의 수주가 원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반도체는 이들 업종보다 다소 느린 10월쯤이나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반도체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기업의 감산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3분기부터 수급이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5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중국의 경기 회복이 본격적으로 안 됐고, 반도체도 본격적으로 회복이 안 되고 있다"며 "연말쯤 수출 증가율이 호전돼 무역수지는 9월 이후 계속 흑자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