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흥해 사업장, 공사비 시비 일단락…입주지연 등 불씨 여전입주자모집공고 취소에 보증리스크까지 확대…골칫거리 '전락'생활폐기물처리·농산물가공업·편의점 등 신사업도 '마이너스'
  • ▲ 서울 서초구 소재 서희타워. ⓒ서희건설
    ▲ 서울 서초구 소재 서희타워. ⓒ서희건설
    서희건설이 주력으로 삼아온 지역주택사업에서 리스크관리에 구멍이 뚫리며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공사비인상을 두고 조합과 갈등을 빚으면서 공사를 중단하기도 하고 청약미달과 흥행참패로 사업이 취소되는 일도 발생했다. 

    서희건설이 전력을 쏟아온 지역주택사업이 골칫거리로 전락하자 영업실적은 침체의 길로 접어들었고 추가 캐시카우 확보 역시 난항을 겪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공사중단 사태까지 갔던 '포항흥해 서희스타힐스 더캐슬' 사업장이 최근 공사를 재개키로 했다. 

    앞서 해당단지는 지난 3월부터 약 3개월간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시공사인 서희건설과 흥해남옥지역주택조합이 공사비인상에 대해 이견을 보이면서다. 서희건설과 조합이 시공계약을 체결한 시기는 2020년 11월으로 당시 공사비는 1396억원이었다. 

    이후 서희건설이 설계변경과 원자재가격 및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추가공사비 150억원 증액을 요구했고 조합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공사가 중단됐다. 

    지난달 조합은 총회를 열고 추가공사비를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조합원들은 추가분담금 4000여만원을 더 떠안게 되면서 일반분양보다 3000여만원 높은 가격에 입주하게 됐다.

    게다가 공사가 중단됐던 만큼 입주시점이 늦춰지면서 입주지연에 따른 배상금이나 중도금대출 이자 등 다른 문제들도 남아 있어 후폭풍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희건설과 지역주택조합이 공사비인상을 두고 이견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희건설은 화성신남지역주택조합에도 공사비 증액을 요구했지만 조합이 반발하며 갈등을 빚었다.

    일반분양에서도 순탄치 않으면서 리스크가 더욱 커지고 있다. 3월 진행한 '경산 서희스타힐스' 청약에서 64가구 모집에 5명만 신청했다. 지난해 9월 분양한 '인천강화 서희스타힐스 1단지'도 30가구 모집에 6명만 청약하는 데 그쳤다.

    입주자모집공고를 취소하는 사례도 벌어졌다. 지난해 7월 공급한 '인천 서희스타힐스 더도화'는 전체 물량의 70%이상이 미계약되면서 결국 12월 모집공고를 취소했고 서희건설은 계약자에게 1.5배 위약금을 물어주고 분양계약을 해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역주택조합사업에 대한 리스크가 높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서희건설에 부담으로 돌아왔다. 1분기 서희건설이 수주한 사업 총 39건중 20건이 지역주택조합사업이다. 수주총액은 5조5305억원으로 이중 지역주택조합사업 수주액이 4조2825억원에 달한다. 전체 물량의 77.4%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자 영업실적도 고꾸라지고 있다.

    1분기 매출은 3111억원으로 전년동기 3363억원에 비해 7.49% 줄어들면서 2분기연속 전년대비 역성장했다. 전분기 3577억원에 비해서는 13.0% 감소했다. 영업이익(490억원)은 전년동기 493억원에서 0.64% 줄어들면서 3분기연속 전년대비 감소세를 이어갔다.

    게다가 지역주택사업을 포함한 '타인을 위해 제공한 지급보증' 규모는 3조4081억원으로 1분기 기준 6년연속 불어나면서 최근 10년새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매출 1조4367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규모다. 이 가운데 지역주택조합과 수분양자(계약자) 등에 보증한 금액만 3조3346억원으로 전체 금액에서 97.8%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준공된 아파트가 미분양이나 계약취소가 나와버리면 서희건설 재정에 커다란 악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기업전체 신용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때문에 서희건설 역시 2015년부터 편의점사업과 폐기물처리업, 농산물 판매·가공업, 부동산임대업 등 비건설분야 신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섰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캐시카우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는 없다. 서희건설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비건설자회사는 △칼라스퀘어(부동산임대 및 분양) △동대문환경개발공사(생활폐기물처리업) △비전도시개발(주택신축판매업) 3곳이다. 이들 회사는 1분기에 각각 5억6600만원, 5억4800만원, 41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서희건설이 지분 51%를 가진 경주환경에너지(폐기물처리·발전)는 순손실 500만원, 지분 90%를 보유한 비전하비스트(농산물 판매 및 가공업)는 1억8700만원 순손실을 냈다.

    서희건설 자회사들이 1분기에 낸 영업손실은 모두 11억8700만원이다. 별도기준 서희건설이 기록한 502억원이 자회사 손실로 인해 490억원으로 줄어든 셈이다.

    이밖에 서희건설이 야심차게 진출한 편의점사업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진 못했다. 그룹의 애플디아이가 운영하는 '로그인' 편의점 전국 가맹점수는 2019년 78개, 2020년 71개, 2021년 53개로 매년 감소세를 나타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분양시장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지역주택사업을 진행하려는 수요가 줄어들면서 관련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며 "해당사업 비중이 높은 서희건설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신사업 발굴은 다가올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며 "건설경기 침체에 대응하는 새로운 사업구조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