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월 국가채무 1088조원… 세수부족 37조·재정적자 52.5조원재정준칙 논의 제자리걸음… 4일 기재위 소위서 논의 불발野, '추경' 정책의총 열어… 추 부총리 "빚내는 추경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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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기준 나랏빚(중앙정부 채무)이 1088조7000억 원으로 불어나고 재정적자 규모가 52조5000억 원으로 확대했지만, 재정준칙은 여전히 국회에서 낮잠을 자는 형국이다.기획재정부는 13일 '7월 재정동향'을 발표했다. 중앙정부 채무는 1088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중앙정부 채무는 3월 1053조6000억 원, 4월 1072조7000억 원으로 지속해서 늘고 있다.올해 중앙정부 채무가 본예산 기준으로 1101조7000억 원임을 고려하면 이제 19조 원의 여유가 있을 뿐이다. 지금 추세대로면 다음 달에는 중앙정부 채무가 연간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없잖다.정부는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지금까지 진척된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재정준칙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을 3% 이내에서 관리하되, 국가채무비율이 GDP 대비 60%를 넘으면 적자 폭을 2% 이내로 축소해 재정수지를 관리하는 것이 골자다.정부가 재정준칙 법제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급격하게 늘어나는 나라빚이 원인이다.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채무 등을 합한 국가채무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660조2000억 원(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36%)에서 지난해는 1068조8000억 원(GDP 대비 49.7%)으로 증가했다. 기재부는 올해 국가채무를 1134조4000억 원(GDP 대비 49.8%), 내년에는 1201조2000억 원(GDP 대비 50.6%)으로 전망했다.설상가상 부동산 거래 급감과 기업 실적 하락으로 양도소득세와 법인세수 등이 감소하면서 국세수입도 올 1~5월 기준 1년 전보다 36조4000억 원이 부족하다.코로나19 사업 예산이 축소되고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의 기금 지출이 줄면서 5월 기준 총지출도 1년 전보다 55조1000억 원이나 줄었지만, 국세수입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지출이 수입보다 많은 적자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빚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처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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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정재정 기조를 유지하려는 정부로서는 하루 빨리 재정준칙을 법제화 해 재정누수를 막는 등 지출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거대 야당의 협조없이는 재정준칙 법제화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은 재정준칙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경제재정소위원회 테이블에 올려 논의라도 했으면 하는 입장이다.문제는 야당이 경기 부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 지출을 법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오히려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경제재정소위에서도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더불어민주당은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과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 등을 골자로 한 35조 원 규모의 추경을 꾸준히 주장하다가, 최근에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수산업계 피해 회복 지원 내용을 담은 추경으로 방향을 틀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과 후쿠시마 오염수, 추경 등 세 가지 안건을 놓고 정책의원총회를 열고 정부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추경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전날 대한상의 제주포럼에 참석해 "연초부터 야당에서 계속 추경하자는데 그 짓은 못한다. 재정을 건전하게 해야 한다"며 "지금도 빚내서 사는데 더 빚을 내면 정말 안 된다. 빚 내는 추경은 안 하고 있는 돈을 가지고 여유 자금을 만들어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