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이익 14분기만 최대매출 10분기만 역성장기조 탈출7년치 먹거리확보…PF채무 '제로'
  • ▲ 동탄 푸른마을 두산위브. 우측 상단 사진은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 ⓒ두산건설
    ▲ 동탄 푸른마을 두산위브. 우측 상단 사진은 이정환 두산건설 대표이사 사장. ⓒ두산건설
    이정환 사장이 지난해말 두산건설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안팎의 기대와 불안감이 교차했다. 건설업 경험이 3년 정도로 짧은 데다가 두산건설에 입사한 지도 1년이 채 되지 않아 전문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하는 것'에 집중한 이 사장은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수익성 반등은 물론, 넉넉한 수주잔고로 성장성까지 확보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재무구조도 점진적으로 안정화했다. '전략통'인 자신의 장점을 적극 활용한 덕분이었다. 

    13일 분기보고서 분석결과 두산건설은 1분기에 매출 3548억원, 영업이익 321억원 실적을 거뒀다.

    매출은 전년동기 2877억원에 비해 23.3% 늘어나면서 2020년 4분기부터 이어진 전년대비 역성장 기조에서 10개분기만에 벗어났다. 전분기 3238억원에 비해서도 9.5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102억원에서 212% 급증하면서 1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실적을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전분기 –195억원에 비해 흑자전환하면서 2019년 4분기 331억원이후 14분기만에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률 경우 최근 10년(40분기)동안 가장 높은 9.05%를 기록했다. 직전 39분기 평균 영업이익률은 0.78%에 불과했다. 순이익도 1분기 기준 10년새 최대치인 175억원을 달성했다. 직전 9분기 평균 순이익은 -330억원이었다.

    이 같은 수익성 개선은 이 사장의 전략적 접근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두산건설은 경쟁 건설사들과 달리 원가율과 판관비율이 개선됐다. 최근 건설업계는 원자재 쇼크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원가율이 치솟고 판관비가 가중되면서 수익을 제대로 올리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실제 두산건설(1조7951억원, 24위)과 시공능력평가액이 비슷한 동부건설(1조7975억원, 23위)과 한신공영(1조6830억원, 25위)의 경우 원가율이 1년새 각각 4.54%p, 7.68%p 악화하면서 92% 이상 높은 원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두산건설은 매출원가 증가(+19.8%)속 외형성장(+23.3%)으로 원가율이 88.5%에서 86.0%로 2.52%p 개선됐다. '규모의 경제'가 통한 것이다. 또 판관비도 226억원에서 173억원으로 23.1% 줄이면서 판관비율 역시 7.85%에서 2.96%p 낮아진 4.89%를 기록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주택사업에서 성과가 도드라졌다. 두산건설은 올해 분양시장이 불황인데도 최근 선보인 단지들이 단기간내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정비사업에서도 수주고를 올리면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 공급한 서울 은평구 신사1구역 재건축사업 '새절역 두산위브 트레지움'은 정계약기간 완판에 성공했다. 이 단지는 5월 진행한 1순위 청약접수에서 121가구 모집에 9550명이 몰리는 등 평균 78.9대 1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또한 인천 동구에서 분양한 '인천 두산위브 더센트럴'과 강원 원주시에서 선보인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원주'도 완판에 성공하는 등 준수한 분양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전체 매출 81%를 차지하는 건축부문 매출(2898억원)은 전년동기 2148억원에 비해 34.8% 늘어났으며 영업이익은 143억원에서 313억원으로 118% 뛰었다.

    토목부문 실적이 적자폭을 줄이는데 그친 것(-51억→-6억원)을 고려하면 건축부문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셈이다.
  • ▲ 광주 서구 소재 빛고을에너지발전소. ⓒ두산건설
    ▲ 광주 서구 소재 빛고을에너지발전소. ⓒ두산건설
    뿐만 아니라 정비사업분야에서도 공격적인 수주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방 정비사업뿐만 아니라 경기, 인천 등에서 소규모정비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면서 수주고를 확충했다.

    앞서 두산건설은 4월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일대 가로주택정비사업에서 마수걸이 수주를 올린 데 이어 같은달 서울 강북구 미아2구역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권을 수주했다.

    지난달에는 인천 부평구 청천동 '동양아파트 가로주택정비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또 전북 익산시 동산동 '세경1차아파트'와 '공공재개발 1호' 사업지인 서울 동대문구 신설1구역 수주도 목전에 두고 있다.

    주택부문을 비롯한 수주잔고는 모두 8조3531억원으로 전년 7조5732억원에 비해 10.2% 증가했다. 1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 물량이다. 특히 지난해 연매출 1조1905억원을 고려하면 7년가량 먹거리를 확보한 셈이다.

    두산건설 측은 "최근 분양한 단지들 완판 성공비결은 '위브'에 대한 높은 인지도와 경쟁력 있는 분양가"라며 "정비사업시장에서는 지난해 수주고를 유지하면서 수주다각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업성이 확보되는 지방사업장과 소규모 재건축,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사업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훈 나이스신용평가 실장은 "올 들어 주요 손실현장 일단락 및 채산성이 우수한 민간주택 현장에서 기성반영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2021년이후 다수 주택현장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최근 주택부문 수주잔액이 최근 5년내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현장 실적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양호한 수준의 수익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수익성 개선과 안정적 수주잔고 뿐만 아니라 재무건전성도 개선됐다.

    2021년말 유상증자 대금 약 2500억원이 납입되면서 장기 미착사업현장들 위주로 구성된 회사 PF우발채무 규모는 2020년말 3400억원에서 2021년말 0원으로 축소된이후 1분기까지 PF우발채무 잔액은 없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가 올들어 천안청당, 용인삼가 등 회사 장기 미착현장 관련 시행사에 신규대여하면서 1분기중 이들 현장에서 약 1100억원 대여금이 회수되면서 리스크도 줄어들었다.

    전체적인 부채규모가 여전히 조단위를 지속하고 있으나 PF우발채무가 전액 상환된 점을 고려하면 유동성 위험은 이전보다 완화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유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는 2090억원으로 1분기 기준 최근 10년새 최대규모로 나타났으며 차입금의존도 역시 22.8%로 견조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정성훈 실장은 "진행 주택현장들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는 만큼 해당현장들에서의 공사대금 회수를 바탕으로 영업현금흐름 창출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며 "공사대금이 원활하게 회수될 경우 채무부담 역시 점차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밖에 주택건축과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치우친 수익구조에서 탈피해 미래먹거리 발굴 등 신성장동력 찾기에서도 조금씩 성과를 보고 있다. 두산그룹 시절부터 꾸준히 공을 들인 연료전지사업 경우 상업운전 현장이 늘어나는 등 가시화되고 있는 것.

    연료전지발전은 수소와 산소 전기화학 반응을 이용해 연료의 화학적에너지를 전기와 열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장치다.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분진 등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발전원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건설이 2018년 착공한 39.6㎿ 규모 인천 연료전지사업이 2021년 상업운전을 가동했다. 12.3㎿급 광주 빛고을 에코에너지 발전소사업도 세계 최초 'LNG-LPG 듀얼 모델'을 적용, 지난해 9월 상업운전에 들어갔다.

    두산건설이 수주한 연료전지발전소사업에 두산그룹이 설립한 수소연료전지업체 두산퓨얼셀이 연료전지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시너지가 나타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도 친환경사업부문으로 영역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는 만큼 향후 협업이 기대된다.

    두산건설 측은 "호실적을 바탕으로 재무구조도 조만간 안정화될 전망"이라며 "이정환 대표가 포트폴리오 다각화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료전지분야외에도 꾸준히 신사업을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1999년 미국 전략컨설팅회사인 앤더슨컨설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SK그룹, DL그룹, 두산건설에서 전략‧기획, 포트폴리오 최적화, 신사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요 보직을 맡은 '전략통'으로 두산건설 새 청사진을 그리는데 적임자로 주목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