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감소, 소비·투자 부진 영향… '상저하고' 전망 흔들中 리오프닝 효과 '글쎄'… 완다그룹 디폴트 우려도 악재韓 내년 성장률 2.2%… 기존 전망과 같아, 그나마 고무적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아시아개발은행(ADB)도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5%에서 1.3%로 하향 조정했다. '상저하고(上低下高)' 전망이 흔들리고 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ADB는 '2023년 아시아 경제전망 보충'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전망보다 0.2%포인트(p) 낮은 1.3%로 전망했다. 올해 아시아 지역 성장률을 기존 전망치와 같은 4.8%로 본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내외 주요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기는 했지만, ADB 전망은 다른 기관보다 더 낮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고 정부와 한국은행은 최근 1.4%로 전망치를 각각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던 정부의 '상저하고' 전망에 빨간불이 켜진 모습이다.

    더 암울한 것은 경제성장률 전망이 대만 1.5%, 싱가포르 1.5% 등 아시아 주요국보다 낮다는 점이다.

    ADB는 올해 수출 감소와 민간 소비-투자 부진 등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수출은 지난해 10월부터 9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3월 수출은 1년 전보다 13.8% 하락했으며, 4월 -14.4%, 5월 -15.2%를 기록한 뒤 6월 -6%를 보였다. 수출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수출효자 품목인 반도체의 수출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반도체 수출은 4월 -41%에서 5월 -36.2%, 6월 -28%를 기록했다.

    다만 같은 지표를 놓고 ADB와 KDI·정부는 다르게 해석했다. ADB는 우리나라 경제 전망을 어둡게 내다봤지만, KDI와 정부는 수출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도체 수출도 여전히 마이너스지만, 감소 폭이 줄어든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 ▲ 중국 상하이의 한 부동산 건설 현장 ⓒ연합뉴스
    ▲ 중국 상하이의 한 부동산 건설 현장 ⓒ연합뉴스
    하지만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6.3%로 시장 전망치보다 낮게 나오면서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점은 부정적이다. 6월 기준 21.3%에 달하는 중국의 청년 실업률도 중국 경제 회복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설상가상 중국 대형개발업체인 다롄완다그룹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도 중국 경제에 어떤 식으로든 악영향을 미칠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완다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다롄완다 상업관리집단은 오는 23일 4억 달러(5000억 원쯤)의 채권만기가 돌아오지만, 자금이 부족한 상태다.

    지난 2021년 말 헝다그룹의 디폴트 이후 중국 부동산 시장은 흔들리기 시작했는데, 완다그룹의 디폴트가 실현되면 중국 부동산 업계가 연쇄적인 디폴트 사태를 맞으며 불안감이 커질 수 있다.

    ADB는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5%로 전망했는데, 내년 성장률은 올해보다 낮은 4.5%로 제시했다.

    다만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은 2.2%로 기존 전망과 동일했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경기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정부의 전망과 일치하는 대목이어서 고무적이다.

    ADB는 "아시아 지역은 중국의 경기 회복, 견고한 국내 수요 등의 상방 요인과 수출 둔화, 산업활동 둔화 등의 하방 요인이 상존한다"며 "인플레이션이 현재 선진국에서 예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진정된다면 당국은 더 비둘기파적(금리인하) 통화 정책을 채택하고 이는 지역 성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