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추·깻잎 등 11∼14% 상승… 삼겹살도 오름세대규모 농경지 침수로 제철 작물 농사 피해 이어져이날 예정된 고위당정협의회 취소, 호우특보에 현장대응
  •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의 모습. ⓒ연합뉴스
    전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경지 침수로 농작물 피해가 속출하면서 채소, 육류 등 신선식품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한 대형마트 따르면 이날 적상추(200g)는 3980원으로 1주일 전(3480원)보다 14.4% 올랐고 깻잎(30잎)은 1780원에서 1980원으로 11.2% 뛴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로메인 상추(180g)도 11.2% 오른 2980원으로 판매되고 있다.

    축산물도 예외가 아니다. 일부 축산 농가의 폭우 피해에 휴가철 수요까지 겹치면서 돼지·소고기 가격이 꿈틀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이 공개한 지난주 돼지고기 목살(100g)과 삼겹살(100g)의 유통업체 평균 판매가격은 각각 3704원, 3853원으로, 2주 전과 비교해 4.5%, 7.1% 올랐다. 1등급 소고기 등심(100g)도 1만1329원에서 1만1977원으로 5.7% 뛰었다. 

    대형마트에서는 국내산 냉장 삼겹살(100g)이 이전보다 3.5% 오른 2980원에 판매되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이번 폭우로 전국의 상당수 농가가 과수원, 논밭 등이 유실되거나 매몰되는 등 피해를 입으면서 출하가 어렵게 됐다.

    멜론 생산지인 부여에서는 부여읍과 규암면을 중심으로 110헥타르(㏊)의 농경지에서 연간 5000톤을 생산하는데, 이번에 수확을 앞둔 멜론 65%(110㏊) 정도가 침수 피해를 봤다. 피해를 본 멜론의 절반가량은 폐기될 예정이다.

    강원에서도 배추가 짓무르고 복숭아가 떨어지는 등 농가 피해가 잇따랐다. 강원 지역 각 시·군이 잠정 집계한 수해 면적은 약 13㏊이며 영월과 원주의 피해가 가장 컸다.

    경북의 12개 시·군에서도 3030.9㏊ 규모의 농작물 피해가 발생했다. 작물별로 보면 벼가 1732.8㏊, 채소·밭작물 734.0㏊, 과수 438.6㏊ 등이었다.

    또 농경지 395.6㏊가 유실되거나 매몰됐으며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에서도 18ha 규모의 피해가 났다.

    유통업계에서는 추가 호우가 예보된 이번 주말과 다음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국민의힘과 정부, 대통령실은 이날 수해 대책을 논의하려던 고위당정협의회를 취소했다. 이 자리에서 집중호우 피해 상황 대책과 농축산물 수급 안정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었으나 수도권에 호우특보가 내려지면서 당정은 각 부처 관계자가 비상근무에 대기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순연된 회의 날짜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은 내주 호우 상황 등을 감안해 피해 지원과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