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서 합의유제품 가격 상승 할까 '촉각'정부 "원유값 인상, 미치는 영향 제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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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原乳)값이 10월1일부터 ℓ당 88원 오르는 것으로 27일 결정됐다. 가공유용 원윳값은 87원 오른다.
낙농진흥회는 이날 원유 기본 가격 조정 협상 소위원회 11차 회의에서 이같은 인상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음용유(마시는 우유)는 L당 88원 올라 1084원이 된다. 가공유의 경우 L당 87원 올라 887원으로, 음용유에 비해 더 낮은 가격이 적용된다.
낙농진흥회는 지난달 9일 첫 회의를 열고 올해 원윳값 가격 협상에 착수했다. 하지만 지난 24일까지 10차례 회의에도 낙농가와 유업계의 입장차로 가격을 결정하지 못했다.
생산비 등이 급증하면서 원유값은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원유 생산비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사룟값 상승을 꼽았다. 국내 젖소 먹이인 조사료(풀사료)와 곡물사료를 수입하고 있는데 지난해의 경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세계적인 이상 기후 등으로 사료 수급이 원활하지 못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 상승까지 맞물리며 사룟값이 치솟았고, 이에 따라 지난해농가의 생산비는 전년 대비 13.7% 상승했다. 사룟값은 원유 생산비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지난해의 경우 전체 생산비 중 사룟값 비중이 59.5%였다.
원윳값이 인상되면 이를 주재료로 쓰는 흰우유 등 유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원윳값이 L당 49원 오르면서 유업체들은 우유 제품가를 10% 인상한 바 있다.
당시 서울우유협동조합의 흰 우유 1L 가격은 대형마트 기준 2800원대, 매일유업의 900mL짜리 흰 우유 제품 가격은 2860원이 됐다. 유업체들은 "우유가 인상 여부는 아직 논의된 바 없다"고 전했다.
정부는 원유값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선을 그었다. 유가공품과 아이스크림을 제외한 가공식품은 우유를 많이 사용하지 않을 뿐더러 국산 원유의 87.3%는 마시는 우유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는 것이다.
빵과 과자는 원유 사용 비중이 전체 재료 중 1~5%쯤인 데다, 국산 원유를 사용하는 유제품은 매우 낮은 수준이다. 탈지분유는 28.4%만이 국산 원유를 사용하며 전지분유 9.8%, 버터 6.1%, 치즈 1.8%만 국산 원유를 사용한다.
농식품부는 "원유값 인상으로 밀크플레이션이 초래된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 "원유가격이 오르더라도, 가공식품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고 오히려 유통과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