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공정위에 2020년 '감리 담합' 조사 요청공정위, 코로나 등으로 조사 늦게 착수…"정상 진행중"與 철근 누락 아파트 진상규명TF 구성…공정위, 직권조사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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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아파트가 논란인 가운데 지난 2020년 LH가 감리 업체들의 입찰담합 행위가 의심돼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공정위가 LH 요청을 묵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공정위는 사실이 아니라며 이를 부인했다.공정위는 4일 보도해명자료를 통해 "2020년 7월 LH가 감리 업체들의 입찰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 의뢰한 건은 정상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정위가 이를 묵살했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LH가 3년 전 공정위에 감리 담합 조사 요청을 한 사실이 뒤늦게 논란이 된 이유는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30일 LH가 발주한 91개의 무량판 구조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대해 철근 누락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결과, 15곳에서 문제를 발견했기 때문이다.문제가 된 현장은 설계와 감리 부문에서 전관예우와 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문제된 현장의 공사를 감독하는 업체에는 LH 퇴직자가 전부 재직 중이었으며 문제가 된 현장의 설계업체의 경우 절반 정도 업체에서 LH 퇴직자가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관예우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LH는 3년 전 감리 종합심사낙찰제 입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일부에서 높은 금액으로 낙찰된 건을 발견했다. 종합심사낙찰제는 종합적인 기술과 입찰가격을 평가해 종합점수가 높은 업체와 계약하는 것을 뜻하는데, LH는 입찰 가격 부문에서 담합이 있을 것으로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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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공정위가 3년 전 LH의 입찰담합 의혹 조사 요청 건에 대해 제대로 조사했다면 최근 논란이 됐던 '철근 누락'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정상적으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조사 결과가 지금까지 나오지 않으면서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태를 공정위가 방치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공정위는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조사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난해 들어서야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국민의힘은 이날 철근 누락 아파트와 관련한 진상규명과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당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진행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시공법이 아니라 수십년을 이어온 안전 불감증과 비리로 얼룩진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이라며 "LH 퇴직자가 설계·감리 업체에 취업하고 이 전관업체들이 LH로 수주를 받아서 설계·시공·감리가 이뤄지는 그들만의 이권 놀음에 빠졌다"고 날을 세웠다.이에 따라 공정위는 설계·감리 담합과 부당 하도급 거래에 대한 혐의점이 확인되면 직권조사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17년 이후 착공한 전국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에 대해 전수조사를 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