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저점 지나간다" 이어 긍정적 방향의 경기 진단반도체 수출물량 증가·제조업 재고율 하락 등 고무적원자재가격·유가 상승·中경기회복 지연 등 하방위험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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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고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다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의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대외적인 리스크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8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는 모습"이라며 "서비스업생산이 완만한 증가세를 지속한 가운데 제조업 생산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부진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달 경제동향을 통해 "경기가 저점을 지나가고 있다"고 밝힌 데 이어 이달에는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바닥을 지나 회복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6월 전(全)산업 생산은 1년 전보다 1.1% 증가했다. 5월 마이너스(-) 1.1%에 이어 증가로 돌아섰다.

    광공업 생산은 5월 -7.6%에서 6월 -5.6%로 부진이 완화됐고 자동차는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10.8%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특히 반도체 생산은 5월 -18.7%를 기록했지만, 6월 -15.9%로 감소 폭이 줄었다. 전자부품도 -19.9%에서 -12.2%, 화학제품도 -16.7%에서 -10.4%로 각각 감소 폭이 축소되면서 부진이 완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서비스업 생산은 5월 1.9%에서 6월 3.5%로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금융·보험업이 8.3%에서 10.1%로 늘었고 전문·과학 및 기술 서비스업은 1.7%에서 4%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5월 72.8%에서 6월 71.9%로 다소 낮은 수준에 머물렀지만, 재고율의 경우 122.7%에서 111.4%로 하락하면서 부진 완화에 힘을 실어줬다.

    수출은 지난해 4분기 이후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하는 모습이다. 7월 수출은 1년 전과 비교해 16.5% 감소했다. 전달(6월) -6%에 비해 감소 폭이 커졌지만, KDI는 조업일수 변동과 기저효과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품목별로는 자동차가 6월 58.3%에서 7월 15%로 증가 폭이 줄었다. 이는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반도체 수출은 -33.6%, 석유제품은 -42.3%를 기록했다. 수출가격 하락으로 인한 감소세가 이어졌다.

    다만 6월 수출물량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플러스(+)로 전환됐다. 반도체 수출물량지수는 4월 -1.3%, 5월 8.1%, 6월 21.6%로 늘고 있는 추세다.

    수입의 경우 원유, 석유제품, 가스, 석탄 등 주요 에너지원의 감소 폭이 6월 -26.2%에서 7월 -46.2%로 확대됐다. KDI는 "지난해 7월 정유사들의 원유도입물량이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로 올해 7월 원유도입물량이 대폭 감소했다"며 "무역수지는 6월 11억3000만 달러에 이어 7월에도 16억30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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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의 경우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기준치인 100을 넘어선 103.2를 기록했다.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6월에는 13개월 만에 기준치 100을 넘은 100.7을 기록했다.

    6월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줄어 -0.6%를 기록했다. 다만 감소 폭은 전달(-4.5%)보다 축소됐다.

    고용시장은 서비스업의 높은 취업자 수 증가세가 이어진 가운데 제조업의 고용 부진도 완화했다. 6월 취업자 수는 제조업 부진이 완화하며 1년 전보다 33만3000명 늘었다. 5월 취업자 수 증가 폭(35만1000명)보다는 다소 낮았지만, KDI는 고용시장이 지속해서 높은 증가세를 보인다고 평가했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달(2.7%)보다 낮은 2.3%를 나타냈다. KDI는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었던 기저효과와 함께 (최근의) 유가 상승, (농산물) 작황 부진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일부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고 물가 상승률도 안정세를 보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과 중국의 경기회복 지연으로 말미암아 글로벌 경기 하방 위험은 높아졌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KDI는 "최근 유가가 상승한 가운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지정학적 요인과 기상여건 악화로 곡물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증대됐다"며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가운데 중국은 부동산 시장을 중심으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