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망 1.4%보다 높아… "하반기 완만하게 회복""민간소비·서비스업 회복 늦어… 車·반도체 수출 증가로 상쇄""中 경기침체, 원유·곡물가격 상승 등 경제 하방 위험 요인"'2023년 경제전망 수정'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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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과 같은 1.5%로 내다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국제유가 인상 등을 반영해 기존 3.4%보다 0.1%포인트(p) 높은 3.5%로 전망했다.

    KDI는 10일 '2023년 경제전망 수정' 발표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정부가 지난달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6%에서 1.4%로 하향 조정하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기존 1.5%에서 1.3%로 낮춰 잡으면서 KDI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추가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KDI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제성장률 전망이 기존과 동일하지만, 세부적으로는 달라진 점이 있다.

    기존 예상보다 해외 관광객 유입이 크지 않으면서 서비스업이 회복되지 않았고, 민간소비도 국외여행 회복 속도가 완만한 수준에 그치면서 기존 전망치인 3%에서 2.5%로 하향 조정됐다. 다만 제조업의 경우 자동차 수출이 많이 이뤄진 데다,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이 완화돼 다른 부문에서의 하락치를 상쇄하면서 기존 전망치와 동일한 1.5%가 나왔다는 것이 KDI 설명이다.

    KDI는 "우리 경제는 상반기에 경기 저점을 형성한 후 하반기에는 경기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며 "상반기의 경제성장률 실적치가 KDI의 기존 전망에 부합했고 하반기에도 기존 전망치와 유사한 속도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소비와 서비스업의 증가세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하지만, 건설투자와 상품수출의 증가세는 기존 전망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의 긍정적 파급효과가 제한되겠지만, 미국 경제의 양호한 성장세가 유지됨에 따라 하반기 상품수출은 기존 전망과 유사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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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I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민간부문의 성장세가 확대함에 따라 올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이전 분기보다 0.6% 증가하며 경기 부진이 완화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6월 2.7%, 7월 2.3%로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이 축소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역시 물가상승세가 둔화하고 금리인상 압박이 약화하며 경기 하방 리스크가 줄었다는 것이 KDI의 분석이다.

    KDI는 "상품수출의 경우 하반기 중국경제 하방 요인과 미국경제 상방 요인이 유사한 정도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간으로는 기존 전망인 0.7%를 상회하는 1.4% 증가가 전망된다"며 "경상수지는 기존 164억 달러 흑자에서 313억 달러 흑자로 확대가 전망된다"고 했다.

    KDI는 다만 "중국에서 부동산시장이 급락하거나 경기부양책의 영향이 제한되며 경기침체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제약될 가능성이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기상여건 악화로 원유와 곡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상승하는 경우, 미국을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긴축기조가 강화되고 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약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KDI는 내년 경제성장률도 기존과 같은 2.3%로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