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I 평균 1분기 1015, 2분기 1313으로 약세상반기 매출 및 영업익 전년比 29.8%·47.6%↓현재도 1000 안팎서 횡보…반등 요인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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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업황 악화에 따라 팬오션의 상반기 실적 성장세가 둔화했다. 하반기에도 BDI를 비롯 시황을 반등시킬만한 뚜렷한 요인이 없어 매출 및 이익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팬오션의 2분기 매출은 1조22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9% 줄었고, 영업이익은 1250억원으로 47.6% 감소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이 2조2211억원으로 1년 새 29.8% 줄었고, 영업이익은 41.7% 감소한 2376억원을 기록했다.

    벌크선 운임지표인 BDI(건화물운임지수)의 하락세가 결정적이다. BDI는 1분기 평균 전년 동기 대비 50.4% 하락한 1015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에도 48.1% 내린 1313에 그치며 실적을 발목 잡았다. 상반기 평균 BDI는 1157을 기록했다.

    BDI는 원자재를 실은 배가 얼마나 많이 돌아다니는지를 뜻하는 것으로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한편 경기선행지표로 쓰인다. 팬오션은 벌크선 비중이 80% 가량으로 높아 BDI의 등락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BDI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1000 안팎에서 횡보하다가 2021년 5월 3000 돌파에 이어 10월 5500 이상으로 치솟으며 팬오션 실적 성장세를 주도했었다. 지난해에도 BDI는 5월 한때 3400까지 치솟으며 강세를 보였으나 이후 하락 전환해 올 2월엔 530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계절적 비수기와 함께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 원자재 수요 회복 지연, 체선 완화에 따른 선박 공급 증가, 중국 춘절 연휴(1월 21~27일) 등이 겹치며 해상 시황이 부진했다. 유럽의 석탄 수요 약세와 역대 최악의 가뭄 피해로 인한 아르헨티나 곡물 수확량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하반기 들어서도 BDI는 1000 전후에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7월 한때 994를 기록하기도 했던 BDI는 이달 다소 반등해 1100대를 유지 중이지만, 이상의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데에 업계 의견이 모이고 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원자재 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선박 공급 축소의 핵심인 폐선 규모가 예상보다 작아 글로벌 수급 개선이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며 “원자재 재고가 전반적으로 적음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수요 둔화 우려로 인한 보수적인 원자재 재고 전략으로 벌크선 시황 반등이 더디다”고 분석했다.

    이병근 흥국증권 연구원도 “시장 기대와는 다르게 중국 경기 회복에 따른 철광석 수요 반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최근 중국 중앙정부가 지방 정부와 함께 조강생산량 통제를 논의하고 있는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중국 철광석 운송 비중이 높은)케이프사이즈(capesize) 시황 반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팬오션의 3분기 실적도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팬오션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1조2907억원, 영업이익 1327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9.7%, 영업이익은 40.1% 각각 감소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