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그룹 M&A 이후 그룹 내 시너지 기대 이하적자만 기록하던 건설 매각 통해 “핵심사업 역량 집중”현대백화점 인수 후 미미한 시너지… 그룹 내 존재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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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에버다임
    현대백화점그룹이 건설 계열사 현대에버다임건설을 매각하면서 사실상 건설 사업에서 철수했다. 지난 2021년 건설부문을 분할해 설립한지 약 3년만이다. 현대에버다임의 건설기계 강점을 활용한다는 포부였지만 건설경기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결국 이렇다 할 수익을 내지 못하면서 사업철수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21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현대에버다임은 지난 1일 자회사 현대에버다임건설의 지분 100%를 모두 매각했다. 거래액은 24억원 규모. 분할 당시 자산만 58억원에 달했던 현대에버다임건설이 반값에 팔려나간 셈이다. 현대에버다임건설을 인수한 곳은 토공사 전문 중소기업 다현이앤지다. 

    현대에버다임 관계자는 “핵심사업의 역량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 및 재무개선을 위해 현대에버다임건설 매각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에버다임건설의 매각은 회사 설립 3년만이다. 현대에버다임은 지난 2021년 건설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을 통해 현대에버다임건설을 설립한 바 있다. 건설 중장비 제조사 에버다임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역량 집중, 경쟁력 강화 등이 분할 설립의 이유로 꼽혔지만 결과적으론 부진을 면치 못했다. 

    현대에버다임건설은 분할 첫해 영업손실 1억2000만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7억9300만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건설 사업의 강화는커녕 현대에버다임의 수익만 까먹는 골치가 된 끝에 매각에 이른 것이다.

    여기에는 현대에버다임의 그룹 내 독특한 위상이 자리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에버다임은 지난 2015년 현대백화점그룹에 인수된 건설중장비 제조사로 유통 위주의 그룹 사업 영역에서 이질적인 계열사다. 당시 현대백화점그룹의 건설 기자재 계열사 현대H&S(현 현대리바트 B2B부문)와의 시너지가 기대됐지만 성과는 크지 않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이 지난 2021년 발표한 ‘비전2030’의 3대 사업인 유통, 패션, 리빙·인테리어에 현대에버다임은 언급조차 되지 않았을 정도. 이미 현대백화점그룹은 신수종 사업으로 헬스케어, 바이오를 꼽고 관련 투자를 늘려가는 중이다.

    실제 현대백화점그룹 인수 직후인 2016년 매출 3373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에 달했던 이 회사는 2020년 매출 2635억원 영업이익 29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듬해에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을 정도. 지난해 매출 3744억원, 영업이익 15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인수 당시의 영업이익률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는 상황. 지난해 기준 계열사와 거래 규모도 1억원으로 전년의 7억원보다 크게 감소했다. 결국 그룹의 시너지나 투자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천덕꾸러기가 된 건설 자회사를 매각하기에 이른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 경기의 침체가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투자나 강화 대신 매각을 통해 털어내겠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백화점그룹의 성공적인 M&A 사례 중 현대에버다임은 유독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