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접수·예약 앱 '똑닥', 5일부터 '유료전환'소아과 등 경쟁 치열… 사실상 똑닥 없인 진료 불가이용자 "국가 의료 서비스, '사기업 앱 민영화'" 분통카카오, 대형 병원 유사 서비스 제공 중… 중소형 병원으로 확대할 듯"
  • ▲ 똑닥ⓒ똑닥
    ▲ 똑닥ⓒ똑닥
    국내 1위 병원 접수·예약 앱 ‘똑닥’이 5일부터 서비스를 유료로 전환해 '플랫폼 독점' 논란이 일고 있다. 카카오의 병원 접수·예약 챗봇이 중소형 병원으로 확대 시 똑닥의 독점에 제동을 거는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똑닥에 따르면 회사가 기존에 무료로 제공하던 병원 접수·예약 서비스는 이날부터 멤버십 가입 후에만 이용 가능하다. 월간 이용권(1000원) 혹은 연간 이용권(1만원) 중 하나를 구매해야만 한다.

    똑닥은 2017년 4월 국내 최초로 모바일 병원 접수·예약 서비스를 선보인 이래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확장을 진행했다. 코로나19를 거치며 사용자가 급증했고, 최근 ‘소아과 오픈런’ 등 예약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육아 필수 앱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가입자 수는 약 1000만명, 연결된 병원 수는 1만 곳 이상으로 집계된다. 

    똑닥은 매년 수십억원에 달하는 적자로 유료 전환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하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국가 의료 시스템을 악용해 ‘수수료 장사’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한 이용자는 “지금이야 천원이지 배달료처럼 이제 계속 오를 일만 남았다”며 “나중에 ‘우선 예약’ 같은 기능이 나오면 어지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용자는 “의료는 공공재인 만큼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해야 한다”며 “병원에선 접수하는 직원 인건비가 줄어드니 별 신경 안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용자들은 해결사로 카카오를 바라보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8월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대형 병원 진료 서비스의 디지털 접점이 되는 디지털 프론트도어 사업에서 환자가 카카오 챗봇을 사용해서 병원 예약부터 접수, 예후 관리까지 진료의 시작과 끝을 이어줄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해당 챗봇은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먼저 보급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이화의료원이 카카오의 챗봇 예약 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존엔 전화, 홈페이지 접속, 병원 자체 앱을 거쳐야 했지만 이제 카카오톡에 ‘이대서울’, ‘이대목동’을 검색한 후 채널을 추가하면 된다. 

    카카오 챗봇을 통해 ▲초진과 재진 환자별 맞춤형 간편 진료 예약 ▲만 14세 미만 대리 예약 ▲예약 변경과 취소 ▲예약 정보 공유 ▲사전문진 등이 가능하다. 향후 접수, 대기 안내, 결제, 제증명 발급 등 환자의 병원 방문 전부터 방문 후까지 모든 과정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해당 챗봇은 3차(대형) 병원에서 니즈가 있어서 진행하는 사업이고 1·2차(중소형) 병원 대상으론 계획이 없다”면서도 “법적 이슈가 있거나 다른 이유가 있어서 동네 병원에 안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선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점 ▲이용자들이 오히려 카카오의 진출을 원한다는 점 ▲이미 대형 병원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해당 카카오 챗봇이 향후 중소형 병원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곧 국정 감사 시즌이 다가오는데 카카오가 ‘착한 플랫폼’ 모습을 보여준다면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