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교육부 등 공공기관 포함 100개 계정 판매자체 프로그래밍 통해 부정 계정 개설법 취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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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사이트 ‘블라인드’에 경찰을 사칭해 살인예고글을 게시했던 피의자A씨(32)에게 블라인드 계정을 판매한 피의자 B씨(35)를 검거했다.경찰청 사이버수사국은 6일 오전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경찰을 사칭하여 살인 예고 글을 게시한 A씨에게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블라인드 계정을 만들어 판매한 B씨를 지난 1일 검거했다”고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IT업계에서 종사한 B씨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이메일 주소로도 블라인드 계정을 생성하는 자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B씨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 6~8월 삼성‧LG등 국내 대기업과 경찰청‧교육부 등 공공기관 소속으로 표시되는 이메일 계정 100개를 생성했다. 이후 계정당 3~5만원에 개인 간 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해 약 500만원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했다.경찰 관계자는 “B씨는 회사 이메일을 통해 인증코드를 받는 기본인증절차가 아닌 포털사이트 이메일을 통해 인증코드를 받는 보조인증절차를 활용했다”며 “다만 포털사이트 이메일 계정 대신 자체 프로그래밍을 통해 ‘@police.go.kr’ 등 메일 계정을 생성했다”고 했다.그러면서 “블라인드 계정 인증에 사용된 경찰 이메일도 실제 정상적으로 생성된 사실이 없는 허위의 전자우편 주소로 확인됐다”고 부연했다.다만 지난 8월부터 B씨의 자체 프로그램을 통한 계정 생성은 불가능해진 것으로 알려진다.경찰 관계자는 “B씨 진술에 따르면 8월부터 해당 방법이 (블라인드 서버에) 통하지 않았다”며 “블라인드가 부정한 경로를 파악해 차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B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정보통신망법상 침입죄,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타 전자기기로 위작 등이다.경찰 관계자는 “B씨의 주거지가 일정하고 혐의를 인정하고 있어 구속영장신청 필요까진 없다고 판단했다”며 “현재까지 파악된 100개 계정 외에 추가로 부정하게 생성된 계정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블라인드 측에 정보공개를 요청한 상태”라고 했다.경찰은 A씨에게 판매된 계정 외 99개 계정 중 범죄에 악용된 사례가 있는지 면밀히 살펴볼 예정이다.경찰 관계자는 “블라인드에 99명의 접속기록 등을 요구한 상태”라며 “부정 생성된 계정을 사들인 것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계정을 통한 범행이 있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앞서 경찰은 지난달 21일 블라인드에 살인예고글을 올린 A씨를 검거해 협박죄와 정보통신망법상 침입죄, 경범죄 처벌법상 관명사칭 등 혐의로 같은달 31일 구속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