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킹달러에 변동성 고조금리인하 타이밍 늦어질 듯"대출금리 상승 자극 우려"
  • 국고채 금리의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를 넘으며 물가를 위협하고 있는 데다 킹 달러 현상까지 겹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대출 금리 인상 요인으로 연결돼 금융당국도 예의를 주시하고 있다. 

    7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이날 오전 3.815%까지 올라섰다. 지난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파산 이후 최고수준이다. 5년물 금리 역시 4.1bp 상승한 3.886%를 기록하고 있다. 10년물 금리 또한 3.9% 위로 올라섰다.

    국고채 금리 상승은 일차적으로 주요 산유국의 감산 기조에 따라 국제유가가 오른 영향이 크다. 

    세계 최대 석유 수출국인 사우디는 지난 7월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의 감산정책을 오는 12월까지 3개월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도 올해 말까지 하루 30만 배럴의 수출 감축을 연장한단 방침이어서 당분간 유가 부담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브렌트유는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고, 미국 서부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WTI) 가격 역시 전 거래일보다 0.85달러 오르며 작년 11월 중순 이후 최고치인 87.54달러에 거래가 마무리됐다. 동시에 브렌트유 가격이 내년에는 10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며 미 증시는 이미 약세장으로 접어들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될 경우 미국의 긴축 기조가 장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고유가가 물가 상승세를 이끌어 미국이 긴축에서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전환하는 피벗 타이밍이 늦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이르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로 예상되는 금리 인하 타이밍이 지연될 경우 고금리가 지속돼 국고채 금리 상승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 

    달러 강세도 부담이다. 국고채 금리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장기화 전망에 따라 오름세를 보이다 긴축 경계감이 사그라 들며 완화세를 걸었으나 최근 미국의 경제 지표가 호조세를 보이고 고물가 장기화 관측에 따라 다시 상승세를 탔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연준의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될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2.1원 오른 1332.6원에 개장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 5.25~5.50%에서 0.25%p 인상하는 베이비스텝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최근 CNBC 방송에서 "금리를 한차례 추가로 인상한다고 해서 경제가 반드시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9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7%로 내다봤으나 오는 11월에는 38.2%로 전망했다. 

    박민영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가파른 유가 상승이 인플레이션 경계감을 자극해 국채금리 상승세로 연결되고 있다"면서 "유가 상승은 인플레이션 재반등으로 금리 상승을 자극할 수 있고 소비 부담에 따른 경기 침체 전망을 자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