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채 금리 '동조화'… 빠르게 상승"연계 대출금리, 은행·회사채 영향""만기별 차별화… 중단기물은 동조화 낮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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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지난 2월부터 3.50%로 5회 연속 동결했음에도 시장금리가 지속 오름세를 보이자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이는 한국과 미국의 국채금리 동조화 현상에 기인한 것으로, 특히 국내 5년 이상 장기채에서 동조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고정형 대출금리의 준거금리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미국 국채금리의 상승이 결국 국내 차주 이자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한국은행은 11일 BOK 이슈노트 '한‧미 금리 동조화 현황 및 평가'를 통해 "최근 국고채금리가 국내 통화정책 여건이나 기대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도 미 국채금리에 동조화 돼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실제로 미국채(10년물) 금리는 지난 4월말 3.42%, 5월말 3.64%, 6월말 3.84%로 상승했는데, 이에 동조해 국고채(10년물) 금리도 같은 기간 3.36%, 3.53%, 3.68%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8월말 미국채 금리가 4.11%로 오르자 국고채 금리도 3.82%로 올랐다.
11일 기준으로는 미 국채 10년물은 4.28%, 한 국채 10년물은 3.97%까지 뛰었다.보고서에 따르면 한‧미 국채금리의 동조화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주요국에서도 나타나고 있으며 오랜 기간 금융시장에서 관찰돼 온 현상이다. 한국과 미국의 국채금리는 과거부터 유사한 흐름을 보여왔는데,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러한 동조성이 더욱 강화됐다.미국채 금리가 오르자 고정형 대출금리의 준거금리인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지난달 말 4.39%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지난달 25일 기준 4대 시중은행의 고정(혼합)형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3.90~6.30%로 지난 7월 14일(연 4.06~6.00%)과 비교해 금리 상단이 높아졌다.한은 채권시장팀이 금리 동조화에 대한 미국 국채금리의 영향을 실증분석한 결과를 보면, 장기물일수록 미 국채금리 영향이 커진 가운데 올해 들어서는 중‧단기물을 중심으로 미 국채금리 영향이 낮아져 동조화 현상이 만기별 차별화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1년 단기물의 경우 미 국채금리 영향이 지난해 18~19% 수준에서 올해 10%로 줄어든 반면, 10년물에 대한 영향은 59%에서 56%로 소폭 감소에 그쳤다. 5년물 또한 같은 기간 55%에서 51%로 영향력이 크게 줄지 않았다.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최근 한‧미 금리 동조화 지속에도 중‧단기물의 경우에는 그 강도가 상대적으로 강하지 않고 이와 금리수준이 연동되는 가계 및 기업의 자금조달 비중이 높다"며 "최근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도 국내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는 대체로 유효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이어 "다만, 국내 장기금리의 경우 여전히 미국 국채금리와 동조성이 높은 만큼, 이와 연계된 일부 대출금리, 은행채 및 회사채 금리 등은 미국 국채금리 상승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