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왕숙 등 3기신도시 입주 '2026년 하반기' 추가지연 가능성↑…LH 경찰조사 전국단위 확산'선교통·후입주' 난관…신설·연장도로 개통지연 제2보금자리 사태 올수…"그래도 자격유지 하라"
  • ▲ 3기신도시 하남교산 지구 일대. ⓒ연합뉴스
    ▲ 3기신도시 하남교산 지구 일대. ⓒ연합뉴스
    "1~2년 연기요? 2030년 입주도 힘들다고 봅니다.(3기신도시 사전청약당첨자)"

    다양한 외부변수로 3기신도시에 대한 입주가 차일피일 미뤄지자 사전청약당첨자 지위를 중도에 포기하려는 조짐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당초 계획보다 완공시점이 늦어질 줄 알았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철근누락' 사태와 '용역중단' 여파로 공사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참다 못한 당첨자들이 '손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 일각에선 신도시 조성사업에 민간기업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당근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인천계양 △남양주왕숙1·2 △고양창릉 △부천대장 등 3기신도시 5곳에 대한 착공일정이 불투명해지면서 사전청약당첨자들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이들 3기신도시 최초 입주시기는 2025년~2026년에서 최소 1~2년이상 연기됐다.

    홍기원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는 인천계양 경우 2026년 하반기에나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남양주왕숙1·2와 하남교산은 빠르면 2026년 하반기에서 늦으면 2027년 상반기 △부천대장·고양창릉은 2027년 하반기쯤 완공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시장에선 추가지연 가능성을 점치는 분위기다.

    공사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다 토지보상 문제와 LH 용역중단까지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업추진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LH는 하반기중 3기신도시 6개지역에서 총 6000여억원 규모 조성공사를 발주할 계획이었지만 경찰조사가 전국단위로 확대되고 있어 실제 이행될지는 미지수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당초 남양주왕숙과 고양창릉 등은 토지보상을 마무리하고 10월께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철근누락 사태로 그마저도 불투명해졌다"며 "사전청약당첨자 입장에선 명확한 입주시기를 가늠할 수 없어 이사나 자녀교육 문제가 상당히 곤란해질 수 있다"고 동조했다.
  • ▲ 사전청약 접수처. ⓒ뉴데일리DB
    ▲ 사전청약 접수처. ⓒ뉴데일리DB
    인터넷 부동산커뮤니티에선 "이러다 2030년에도 입주하기 힘들듯", "이럴거면 아파트 매수로 갈아타는 게 낫지 않겠나" 등의 게시글이 잇따르고 있다.

    2년전 하남교산 사전청약에 당첨된 윤모씨(35)는 "당시 주변시세 대비 저렴한 분양가를 보고 사전청약을 넣었는데 현재는 집값이 많이 하락해 메리트가 떨어졌다"며 "본청약 시점에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이 있고 언제 입주할지 예측도 어려워 그냥 본청약을 포기하고 아파트 매수를 알아볼까 생각중"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더욱이 정부가 공언한 '선교통·후입주' 광역교통체계 구축도 난관에 봉착해 당첨자 이탈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당초 국토부와 LH는 약 8조원을 들여 3기신도시를 중심으로 총 79개 광역교통시설을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공사비인상 등으로 하남교산 감일지구~고골마을간 신설도로는 2025년에서 2031년 개통으로, 고양창릉 중앙로~제2자유로 도로연장은 2029년으로 미뤘다.

    이에 일각에선 2010년대 보금자리주택 착공지연으로 실제 공급률이 50%에도 못미쳤던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21년 LH가 국회에 제출한 '분양주택 사전예약제 현황' 자료를 보면 2009~2010년 보금자리주택 사전예약자 1만3398명중 실제 공급받은 사람은 5512명(41.1%)에 그쳤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도시 입주지연 풍선효과로 주변 매매·전세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신도시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 주요지역은 확실히 공급진도율이 이전보다 떨어질 것"이라며 "몇년뒤 수요보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닥치면 집값이나 전셋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3기신도시 주무부처인 LH가 제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민간건설사 참여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중견건설 A사 관계자는 "주택시장 불확실성이 큰 요즘 같은 시기에 미계약 가능성까지 높은 신도시 공공주택사업에 뛰어들기는 부담스럽다"며 "공사비 부담을 파격적으로 완화해주는 정책이 나와야 민간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지연에도 불구하고 사전청약당첨자 지위는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공사비 인상으로 수도권 등 주요지역 분양가가 과거보다 높아졌고 상반기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기존주택 매입가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본청약 및 입주지연은 아쉽지만 여전히 공공주택은 민간대비 분양가 부담이 낮으므로 사전청약 자격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