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억원 규모, 기보유 보통주 157만6903주 소각다음 달 2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 예고주주환원 차원… 일각선 “매각 포석”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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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C&E가 자사주 소각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본격 주주환원 정책에 속도를 낸다.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C&E는 이날 약 82억원 규모, 보통주 157만6903주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자사주가 대상이다.이번 자사주 소각은 쌍용C&E 창사 이래 처음 실시되는 것이다.앞서 자사주 매입을 단행한 바 있지만 소각은 하지 않았다. 일례로 지난 2020년 157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매입액 중 절반은 임원 상여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회사가 보유키로 했다.업계에서는 내달 200억원 규모 대규모 자사주 소각을 앞두고 본격적인 자사주 소각을 예고했다는 평가다. 쌍용C&E는 지난 3월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내용을 담은 새로운 주주환원 정책을 공시한 바 있다.2019년 3분기부터 분기 배당으로 주당 110원 수준의 배당을 해왔지만, 올해 1분기부터는 주당 70원만 배당하고 나머지 40원은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데 쓰겠다는 게 정책의 골자다.이후 4월 쌍용C&E는 약 6개월간 신탁계약으로 소각 목적의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소각 대상은 157만여주로 전체 보통주 발행주식 수의 0.3%, 금액은 약 200억원 수준이다.시장에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환원 정책의 일부로 보고 있다. 자사주 소각은 유통되는 발행 주식수를 줄여 주식 1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식으로 경영진의 주가부양 의지를 나타내는 강력한 주주친화 정책으로 볼 수 있다.실제 쌍용C&E는 2017년 이후 5년 연속 중간배당을 이어오는 등 시멘트업계에서 가장 적극적 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왔다.쌍용C&E가 매년 주주환원 실시에 활용하는 금액만 2200억원어치에 달한다. 2019년 2123억원이었던 배당총액은 2020년 2217억원, 2021년 2210억원으로 집계됐다. 배당성향은 각각 161.9%, 160.4%, 118.8%를 기록해 매년 배당총액이 당기순이익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특히 지난해의 경우 원자재 가격 인상 등에 따라 부진을 겪으면서도 배당총액을 전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결단을 내렸다.작년 쌍용C&E는 연결기준 매출액 1조9650억원, 영업이익 2209억원, 순이익 1278억원을 달성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8.3% 늘었지만, 영업익과 순이익은 각각 11.2%, 31.3%씩 줄어든 부진한 성적이었다.그럼에도 배당총액으로 약 2212억원, 배당성향 약 173%를 유지했다. 오히려 배당성향은 전년과 비교하면 54.2%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통큰 주주환원 정책에 주가가 움직일지가 관심이 모아진다. 쌍용C&E는 전거래일 주당 5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쌍용C&E의 주가는 최근 1년간 5000원에서 6000원 사이에 머물러 있다. 지난 7월에는 주당 4740원까지 떨어지며 1년 새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한편, 일각에서는 쌍용C&E 매각을 위해 최대주주인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발행주식수 줄이기에 나섰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앤코는 지난 2016년 4월 쌍용C&E 인수를 완료, 현재 지분 77.68%를 보유하고 있다.최초 주식 취득 시점으로 보면 약 12년, 경영권 인수 기점으로는 8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일반적인 PEF 운용사가 3~5년 후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것과는 이례적인 장기투자 행보다.이에 따라 꾸준한 자사주 매입‧소각으로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수를 줄이고, 매각을 위한 자진 상장폐지(이하 상폐)를 단행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최대 주주가 최소 95% 지분을 취득하는 경우 상폐가 가능해진다. 자진상폐를 하는 경우 의사결정이 수월해지고 외부 공개 부담을 줄일 수 있어 매각에 용이하다는 장점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