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이상혁 선수,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2 뜨겁게 달구며 스타성 입증e스포츠 관중 모으기 성공… 콘텐츠로서의 잠재력도 무궁무진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 등 e스포츠의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 주목
  • ▲ '페이커' 이상혁 선수. ⓒ페이커 인스타그램
    ▲ '페이커' 이상혁 선수. ⓒ페이커 인스타그램
    지난 8일 폐막한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전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킨 한국 국가 대표를 1명 뽑으라면 누구일까?

    로이터통신은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이상혁 선수('페이커')를 꼽았다. 미국 방송사 ABC 뉴스는 이상혁 선수를 LoL 역사상 최고의 인물(Greatest Of All Time G.O.A.T)로, 중국 일간지인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에서는 'LoL의 마이클 조던'으로 지칭했다.

    아시안 게임에서는 뉴페이스지만, 이상혁은 이미 나이키와 레드불의 후원을 받고 있는 슈퍼스타다. 이상혁이 중국 공항에 입국했을 때 그를 보기 위해 100여명의 중국 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미 e스포츠에서는 글로벌 스타 플레이어들이 배출되고 강력한 팬덤이 형성돼 있는 상태다.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항저우 아시안 게임 e스포츠 경기는 관중 모으기에 성공했다. e스포츠 경기는 15개의 대형 스크린과 홀로그램 프로젝터 장비가 설치된 4000명 수용 규모의 e스포츠 전용 경기장에서 열렸다. 티켓 가격이 400위안(7만 4000원) 정도로 다른 인기 종목(탁구, 다이빙, 수영 등)보다 비쌌는데도 500만 명 정도가 티켓을 사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티켓 구매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아, 아시안 게임 경기 중 유일하게 선주문 후 관중을 무작위로 선정하는 추첨 시스템을 사용해 티켓 판매를 진행했다.

    일단 e스포츠 경기는 현지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그럼 미디어 콘텐츠로서 e스포츠는 향후에도 사람들을 끌어 모을 수 있을까?

    한국의 주요 방송사 채널에서는 아시안 게임 e스포츠 경기를 중계하지 않았다. e스포츠 경기는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인 스포TV와 스포 TV의 스트리밍 사이트(스포TV 나우)와 아프리카TV에서 방송됐기에 아시안 게임에서의 e스포츠의 인기를 시청률과 같은 수치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LoL 국내 대회 결승전의 시청자 수는 올해 360만~370만 명 정도다. 이러한 수치를 고려하고 시청자들이 젊다는 점을 생각하면, 미디어 콘텐츠로서 게임의 가치는 점점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인 스태티스타(Statista) 자료를 찾아보면, 한국에서 e스포츠 스트리밍 이용자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콘텐츠에 1번 이상 노출된 이용자 수를 뜻하는 도달률(Reach)을 살펴보면 e스포츠 스트리밍 도달률은 2017년 3.5%에서 2022년 6.1%로 늘어났고 2027년 8.7%로 커질 전망이다. 콘텐츠를 접한 사람 중 콘텐츠를 인지하는 비율인 침투율(Penetration)도 2017년 6.8%에서 2022년 12%가 됐고, 2027년 17%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수치는 트위치 상의 캐주얼 게임이나 비디오 게임을 제외하고 나온 것이다.

    현재 스트리밍 매출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정도는 크지 않다. 스태티스타 자료를 보면, 2022년 한국의 e스포츠 매출 규모 추정치는 2억5419만 달러(한화 약 3439억1907만원)다.

    매출 항목 구조를 보면 배팅(52.2%), 광고 및 스폰서(39.6%), 머천다이즈와 티켓(3.2%), 배급사(1.8%), 미디어 권리(1.8%), 스트리밍(1.2%) 순이다. 스트리밍 항목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로 2017년 0.3%에서, 2022년 1.2%, 2027년 1.7%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e스포츠 콘텐츠는 라이브 경기, 스트리밍 뿐 아니라 IP(지적 재산권)을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미국 방송사인 ABC는 지난 23일 게임 분야 조사 기관인 뉴즈(Newzoo) 보고서를 인용해 e스포츠의 부가가치 창출 가능성에 주목했다.

    영화나 TV 드라마로 제작돼 성공한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Super Mario Bros)', HBO의 '라스트 오브 어스(The Last of Us)' 시리즈의 예를 들며 e스포츠는 아시안 게임 경기 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시아 게임 이후, e스포츠 콘텐츠가 광고·마케팅, OTT 플랫폼 등의 업계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질 듯 하다. 박세리, 김연아, 박태환 키즈가 나왔듯 'e스포츠 꿈나무'라는 새로운 용어도 등장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