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병원 병상 축소 반발인력충원 '제자리걸음' 지적 장기화시 진료공백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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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 노동조합이 11일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의사직 임금과 달리 타 직군에 차별적 요인이 있다며 반발했다. 응급실 등 필수인력은 남겨뒀지만 가뜩이나 인력이 부족한 의료현장에서 진료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서울대병원분회는 11일 오전 서울대병원 시계탑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파업을 선언했다. 

    노조는 ▲서울대어린이병원 병상 축소 금지·공공의료 수당 신설 등 의료 공공성 강화 ▲중환자실 간호사 등 인력 충원 ▲의사 성과급제 폐지 ▲실질임금 인상 ▲위험·야간 업무 2인1조 편성 등 노동조건 향상 등을 촉구했다.

    이날 이향춘 의료연대본부 본부장은 "사측은 기재부를 핑계로 1.7% 이상 임금을 인상할 수 없다고 했지만 국립대학병원협회는 '총액 인건비에서 의사 제외'를 정부에 요청했다"며 "서울대병원은 469명의 의사들에게 총 706억 원의 수당을 지급한다"고 했다. 

    그는 "직원들의 임금은 총액 인건비에 해당돼 가이드라인 이상 인상하지 못한다면서 의사임금은 없는 돈도 만들어 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태석 의료연대본부 서울지부 서울대병원분회장은 "10년 넘게 단 한 명의 인력도 충원되지 않은 부서가 있고 한 병동은 40명 정원에 16명의 간호사가 10개월 내 그만두기도 했다"며 "인력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파업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어린이병원 병상 축소도 도마 위에 올랐다. 

    대표적 공공병원 역할을 수행 중인 서울대병원어린이병원의 내년 리모델링 계획안에는 병상 14개를 축소하고 1500평 중 3층 전체(134평)를 교수 휴게실로 만들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지난 어린이날 연휴 서울에서 5세 아동이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해 사망했다"며 "4개 병원은 치료할 의사가 없어서, 병상이 없어서 야간진료를 하지 않아서 진료를 거부했다"며 병상 축소를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응급실·중환자실 등에 근무하는 필수유지 업무 인력은 유지한 채 무기한 파업에 돌입해 당장 진료에 큰 차질이 빚어지진 않겠지만 병동, 원무, 진단검사 등 다양한 직군이 파업에 다수 참여해 진료공백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서울대병원은 전국에서 중증환자가 몰리기 때문에 자칫 수술까지 밀릴 수 있어 조속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