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통해 최고 40층·총 4823가구로 탈바꿈 예정마포 대장 '마래푸' 추격…"2억원정도 상승여력 있어"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도보 7분거리 '역세권'"상암동 신규 쓰레기 소각장 도입은 큰 영향 없을 것"
  • ▲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성산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위치한 성산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재건축은 시간이 지나면 되겠거니 생각해서 그런가보다 해요. 소각장이 새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만큼 반발이 크지 않은 것 같아요. 물론 직접 반대행동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거든요." (성산시영아파트 19동앞에서 만난 한 입주민)

    서울 '강북 최대 재건축'으로 꼽히는 마포구 성산시영아파트가 본격적인 사업절차에 돌입했다. 다만 서울시가 최근 신규 쓰레기 소각장 부지로 결정한 곳이 아파트 인근인 탓에 재건축에 대한 열기가 식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제16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지정·경관심의안을 '수정가결'했다.

    성산동 446번지 일대 성산시영아파트는 시에서 성산지구 택지개발지구 지구단위계획과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절차를 병행해 신속한 사업추진이 가능하게 됐다.

    이날 오전 직접 찾은 성산시영아파트는 입구부터 정비구역 심의통과를 축하하는 대형건설사 현수막이 즐비했다. 현수막들은 단지곳곳에도 걸려 있어 해당아파트 재건축에 대한 업계 관심도를 실감할 수 있었다.

    다만 이제 첫발을 뗀 시점인 까닭에 입주민들은 아직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는 듯 했다. 단지에서 만난 입주민들은 "현수막을 보고 재건축 된다는 것을 알았다" "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한다고 하니까 그런가보다" 등 반응을 보였다.

    1986년 준공된 성산시영아파트는 최고 14층, 33개동 총 3710가구 대단지다. 재건축을 통해 30개동 총 4823가구(공공주택 516가구)로 재탄생한다.

    당초 시는 지난해말 주민공람시 최고 높이를 35층으로 계획했다. 하지만 '35층룰'이 폐지되고 '2040서울도시기본계획' 높이기준을 준수하도록 결정됨에 따라 주민요청을 수용해 최고 높이를 40층으로 정했다.

    아파트는 준공당시 대우·선경·유원건설이 3개구역으로 나눠 시공해 이름도 △성산대우 △성산선경 △성산유원으로 구분돼 있다.

    단지는 전가구 전용 60㎡이하 소형면적으로 조성돼 있다. 면적은 △성산대우 전용 50.0㎡ △성산선경 전용 50.5㎡ △성산유원 전용 59.4㎡으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 ▲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을 축하하는 대형건설사 현수막. 위에서부터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사진=정영록 기자.
    ▲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을 축하하는 대형건설사 현수막. 위에서부터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포스코이앤씨. 사진=정영록 기자.
    일각에서는 성산시영아파트가 재건축되면 강북권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는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이 완료되면 대상지 주거환경이 개선됨은 물론 강북지역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듯 가격 상승세도 감지된다. 현재 마포구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마래푸)'의 매매가를 추격중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9월기준 성산대우 전용 50.0㎡ 매물은 올초보다 1억5000만원가량 상승했다. 성산선경 전용 50.5㎡은 2억원, 성산유원 전용 59.4㎡은 4억3000만원가량 각각 올랐다.

    지난달 마래푸 1단지 전용 59.9㎡ 3층 매물은 13억6000만원에 손바뀜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기간 면적이 가장 비슷한 성산유원 전용 59.4㎡ 4층 매물은 11억3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다시 썼다. 

    단지는 단차가 거의 없는 평지로 조성돼 이른 시간부터 산책하는 입주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지하주차장이 없는 구축단지 특성상 지상에 주차된 차들로 보행이 불편한 측면도 있었다. 주차된 차들로 공간이 좁아져 코너를 도는 차를 피해 걸음을 재촉해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 

    조경은 기본에 충실한 모습으로 선선해진 날씨에 발맞춰 노란빛을 입어가고 있었다.

    성산시영아파트의 입지적 장점으로는 역세권 등 편리한 교통이 꼽힌다.

    기자가 직접 걸어본 결과 단지 중심부인 22동에서 수도권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출구까지는 7분정도 시간이 소요됐다. 

    같은 노선인 마포구청·디지털미디어시티역도 15분내 도보권에 있다.

    아파트 근처에는 성원초·신북초·중암중 등 학교가 가까이 있다. 우체국·마포구청 등 주요 관공서가 인근에 있고 불광천도 가까워 정주요건이 좋은 편이다.

    시 지구단위계획 지침에 의하면 불광천변 성미다리를 중심으로 수변공원이 조성되고 지하철역 접근이 더 편리해지도록 공공보행로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단지내 위치한 A공인 관계자는 "이 아파트의 경우 금리가 오르자 약속이나 한 듯 가격이 3억5000만원가량 떨어졌다"며 "현재 1억원정도 가격이 올랐지만 아직 회복분이 2억원정도 남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건축이 완료됐을 때 30평(전용 74㎡)정도를 배정받고 싶다면 성산대우보다 면적이 큰 선경·유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며 "전체 가구수는 늘어나지만 해당 면적은 2700여가구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재건축이 이제 초기 단계라 관련해서 문의가 증가한다거나 매물이 변동되거나 하는 상황은 아직 없다"고 했다.
  • ▲ 성산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 성산시영아파트 전경. 사진=정영록 기자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규 소각장 도입으로 인해 성산시영아파트의 재건축 열기가 식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아파트 단지내에는 건설사들의 축하 현수막과 함께 소각장 도입을 반대하는 현수막도 눈에 띄었다.

    한 부동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 소식과 관련해 "소각장 때문에 공기 문제가 있을까봐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시는 8월말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생활폐기물 소각장) 건립지로 마포구 상암동 481-6번지 등 2개 필지를 최종 선정했다. 총 2만여㎡ 규모이며 현 마포자원회수시설은 2035년까지 폐쇄한다.

    해당 부지는 성산시영아파트에서 차로 10분거리에 있다.

    이같은 소식에 마포구청과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구청은 입장문을 내 유감을 표명했고, 주민들은 '마포쓰레기소각장백지화투쟁본부' 등 단체를 조직한 상황이다.

    다만 소각장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아파트 인근 B공인 관계자는 "마포에 소각장이 있었던 지는 30년이 넘었다"며 "신규로 소각장이 들어온다고 해서 가격이 떨어지거나 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시설을 지하에 만들고 친환경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고 하니 예전보다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암동에 위치한 C공인 관계자는 "소각장 관련해서 주민 반대도 있고 시설이 본격 들어선다면 매매가가 좀 흔들릴 수 있다"면서도 "이 지역에 오래 살았던 분들이 반발하고는 있지만 신규 입주자 사이에서 크게 이슈가 되는 것 같지는 않아 현장에서 체감되는 바는 크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 ▲ 신규 쓰레기 소각장 도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아파트 단지내에 걸려있다. 사진=정영록 기자
    ▲ 신규 쓰레기 소각장 도입을 반대하는 현수막이 아파트 단지내에 걸려있다. 사진=정영록 기자
    성산시영아파트 19동 앞에서 만난 한 입주민은 "언론보도만 보면 소각장이 새로 들어오는 것에 대해 주민반발이 심한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만큼 그렇진 않다"며 "물론 반대 운동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성산시영아파트 재건축 사업은 조합방식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성산시영재건축예비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재건축을 위해 남은 절차는 조합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르면 내년에 조합이 설립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단지는 2018년 안전진단정책이 강화됐을 때 최초로 절차를 통과해 현재 3~4년정도 사업이 빠른 편"이라며 "소유자들의 재건축 의지가 강해 다들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포구청에서도 재건축과 관련해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고 관련 협조도 원활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