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비용·시간 대폭 감소… 오픈이노베이션 폭발적 증가JW중외·대웅, 머크와 손잡고 AI 플랫폼 활용AI 신약개발 글로벌 시장 규모, 내년 5조 육박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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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개발에 AI(인공지능) 플랫폼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제약바이오업계 필수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신약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줄이고 성공가능성 높은 후보물질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실제로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통상 10~15년의 기간과 2조~3조원의 비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럼에도 실패할 가능성이 무려 92%에 달한다. 반면 AI 플랫폼 등을 활용하면 기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비용을 6000억원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시장 규모가 매년 40%씩 성장해 2024년 40억 달러(4조7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서는 유한양행, GC녹십자, 대웅제약, JW중외제약, 동화약품 등이 AI 전담부서 설치하고 자체 AI 플랫폼 구축, AI 기업과의 협업 연구 및 지분 투자를 통해 AI를 도입·활용하고 있다. 52개 기업에서 총 88건의 협업을 수행 중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올해 기준 15개 AI 신약개발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은 후보물질 개발 71건, 전임상 26건, 임상 7건 등 총 104건에 달한다.

    미국, 유럽 등 신약개발 선진국가와 비교하면 국내 AI 신약개발은 이제 겨우 한걸음 나아간 수준에 불과하지만 제약사와 AI 플랫폼을 보유한 바이오벤처간 협업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간 협업을 넘어 글로벌 기업과 손잡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특히 JW중외제약, 대웅제약은 독일 머크의 AI 기술을 신약개발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JW중외제약과 대웅제약 모두 머크 라이프사이언스와 인공지능(AI) 신약 연구 개발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머크의 AI 소프트웨어 '신시아(Synthia)' 기술을 지원받는 방식이다. 

    유기역합성(Retrosynthesis) 소프트웨어로 알려진 신시아는 신약개발의 초기 단계에서 화학 물질 합성 방법을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 제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신약 개발에서 실행되는 신시아 설계 경로는 연구 과정 단계를 대폭 줄여 비용을 최대 60% 절감하고 전반적인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W중외제약의 경우 자체 AI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이 분야 선도기업으로 꼽힌다. JW중외제약은 자체 구축한 데이터 사이언스 플랫폼 '주얼리'와 '클로버'를 통해 Wnt(윈트)와 STAT(스탯)을 타깃으로 하는 항암·면역질환·재생의학 분야의 신약후보물질을 지속적으로 창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머크와의 협업에 앞서 지난해 미국 크리스탈파이(XtalPi)와 AI 기반 신약 개발 플랫폼을 이용한 항암 신약 공동 연구 및 개발계약을 체결했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은 막연한 얘기가 아니다. 화이자는 AI를 활용해 코로나19 유행지역을 예측하고 임상시험 분석으로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 백신 개발을 10.8개월로 단축한 바 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을 통한 AI 신약개발 시너지가 어떤 결과물을 창출할지 예측할 수 없어 흥미롭다.